지난달 경제동향서 '부진' 첫 언급 이후 이달에도 같은 평가
"수요 위축은 일부 완화"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개월 연속 우리 경제에 대해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KDI는 13일 'KDI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4월호에서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이후 두달 연속 '부진'을 평가에 언급한 것이다.

KDI는 지난해 10월까지 경기가 개선 추세라고 판단했지만, 11월 들어 '둔화'라는 단어를 꺼냈고 지난달에는 '부진'이라는 단어를 총평에서 처음 사용했다.


KDI는 항목 가운데 투자와 수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했고 건설투자는 건설기성의 감소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선행지표가 여전히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또 4월 수출에 대해서는 "조업일수 증가에 따라 감소세가 둔화됐지만 일평균 수출액의 감소폭은 확대되면서 부진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3월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15.5% 감소해 전월대비(-26.8%) 감소폭이 줄었으나 의미있는 개선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설비투자와 관련이 높은 특수산업용기계는 43.7% 감소해 부진한 모습이 지속됐다. 기계류 내수출하지수도 -15.2%로 전월(-17.0%)에 이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건설수주는 건축부문 감소에도 불구하고 GTX사업 등 토목부문에서 대형사업이 수주되면서 일시적으로 높은 증가율(18.7%)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택착공과 건축허가면적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주거부문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4월 수출은 2.0% 감소해 전월(-8.2%) 보다 그 폭이 축소됐지만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 감소폭은 5.8%로 전월의 -4.5% 보다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13.5%의 감소폭을 보였으며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각각 5.7%와 2.6% 감소했다. KDI는 대외여건에 대해서도 "2월 세계교역량이 1.1% 감소하고 OECD 선행지수도 하락하는 등 점차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에 대해서는 서비스업생산이 여전히 저조하지만 소매판매액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소비 둔화추세가 다소 완만해졌다고 언급했다. 3월 소매판매액은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견인하면서 2.4%의 증가율을 보여, 1~2월 평균인 1.3%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KDI는 다만 "올해 1분기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1.7%로, 지난해 3분기(3.8%), 4분기(3.0%) 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산업생산 흐름에 대해서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3월 광공업생산은 기타운송장비가 14.9% 확대됐지만 반도체 증가폭이 전월 5.9%에서 2.5%로 축소되고 자동차도 같은 기간 0.4%에서 -1.4%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출하 감소세, 수출출하도 0.2%에서 1.0%로 소폭 증가에 그치면서 -1.5%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반도체 부진으로 111.8%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10월 이전의 105% 내외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KDI는 물가에 대해서는 "4월 소비자 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폭 축소로 전월보다 높은 0.6% 상승하는 등 낮은 물가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환율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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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부문은 "일부 국가에서 경기급락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지만 세계경제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요인도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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