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차장칼럼]대중교통 '물가연동 요금제' 득실 따져봐야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2015년 6월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이 확정되기까지 반전이 거듭됐다. 시는 국토교통부 심의를 거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원가연동제에 따라 대중교통요금을 상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중교통요금을 2년마다 인상할 수 있도록 조례에 명문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대중교통 요금을 2년 전후로 조정해 시와 업체의 적자 폭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어그러졌다. 같은 해 4월 시의회는 "서민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지하철과 심야버스 요금 인상 폭을 50원씩 낮췄다. 6월 시 물가대책위원회는 상정된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에 아예 보류 결정을 내렸다.

참여연대와 사회공공연구원 등 시민단체들은 이를 환영했다. "가계 부담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인상안"이라며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 시의회를 싸잡아 비판하던 터였다.


가까스로 인상된 요금은 지금까지 만 4년 가까이 수치에 변동이 없다.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1050원에서 150원 오른 1200원, 지하철은 이보다 50원 더 오른 1250원이다.


최근 택시비에 이어 지하철 요금 200원 인상안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하철 사업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탓이다. 불똥이 노인 무임승차로 튀기도 했다. 이에 따른 손실분을 국고로 보전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그런데 노임 무임승차와 지하철 적자 간 상관관계는 뚜렷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오히려 초기 막대한 건설비용과 이에 따른 차입금 상환액, 운영부채 등 여러 난제가 중심에 얽혀 있다.

올 7월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노선버스 요금 인상안은 또 어떤가. 주 52시간제에 맞추려면 버스 기사를 더 뽑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인건비 부담 등을 감안해 대폭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정은 서울, 인천과 달리 격일제 근무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경기 지역이 더 다급하다. 요금 인상 압박에 내몰린 경기도는 최근 서울과 인천에 함께 요금을 올리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부정적이다. 택시요금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버스와 지하철 요금에 손을 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준공영제에 따른 재정지원과 서울 지하철의 적자 증가 폭을 감안하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시도 당위성에는 공감하는 듯 보인다.


4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시민단체의 반대 속에 흐지부지된 교통요금 물가연동제는 대안이 될 수 없을까. 현재 영국 런던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해 지하철 요금을 조정한다. 독일 베를린과 칠레 산티아고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에너지비용지수까지 반영한다. 싱가포르는 이런 방식으로 2016년 지하철 요금을 4.2% 내리기도 했다.


물론 시민단체의 우려도 충분히 설득력을 지닌다. 물가연동제가 교통요금에 적용되는 순간, 요금은 끊임 없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다. 하지만 요금 인상의 당위성이 내년 총선과 예비 대권 후보인 광역단체장의 판단에 좌지우지되는 모양새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직선제 지자체장들에게 반복되는 요금 인상안의 굴레를 벗겨줄 필요도 있다.


물가연동 요금제를 다시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보는 건 어떨까. 요금 조정의 기준이 마련된다면 인상 때마다 벌어지는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은 고개를 숙일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