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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친환경 플라스틱의 비밀-②인체 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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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 박힌 빨대를 뽑기 전 고통스러워 하는 바다거북.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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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과학자들의 노력으로 땅속에서 생분해되는 플라스틱들이 많이 개발됐지만 해양 쓰레기의 70% 정도는 플라스틱이 차지할 정도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는 여전히 심각합니다.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땅속에 묻히거나 바다로 흘러가 플라스틱, 비닐 등이 뭉치면서 세계 곳곳의 바다에는 쓰레기섬이 만들어집니다. 세계의 바다에서 발견된 쓰레기섬의 면적은 한반도의 6배나 됩니다.

'친환경'이란 용어 조차 마케팅의 수단으로 변질돼 본래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다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의 유해 논란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제품에 함유된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등 환경호르몬이 친환경 프라스틱 제품에는 함유돼 있지 않다고 자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친환경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옥수수나 감자 같은 농작물을 이용해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햇빛이나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환경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생분해성 수지의 종류는 전분, 셀룰로오스, 키틴, 폴리락타이드(PLA) 등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이 가운데 옥수수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PLA가 식품용 기구나 용기 포장재로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특히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PLA 제품은 친환경 영유아 식기로 알려지면서 지금도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친환경 제품들을 사용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05년 '기구 및 용기포장중 유해물질 모니터링(Ⅰ) 금속제 주방기구, 생분해성 일회용기'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합니다.


당시 식약처는 "환경친화적인 제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제품이나 원료의 유해성 문제에 대해 소홀해질 수 있다"면서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은 생분해성 용기·포장재를 식품에 사용했을 때 용기·포장재의 유해성분이 식품에 전달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식약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NIFDS)도 2017년 3월 책자로 배포한 '생분해성 수지로 만들어진 기구 및 용기 포장 이해하기'에서 "생분해성 수지를 원료로 사용하는 플라스틱도 일반 플라스틱처럼 다양한 종류의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물질들의 종류 또는 양에 따라 생분해 플라스틱의 인체 유해성을 환경에 대한 무해성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환경공단에서도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한 농산물은 유전자 조작이나 화학용품을 활용해 길러질 가능성이 있어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결국 친환경 플라스틱도 땅속에서는 생분해될지라도 인체에는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아예 먹을 수 있는 플라스틱 대용품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최근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꽂혀있는 바다거북의 모습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종이와 실리콘(규소), 스테인레스, 대나무 등의 빨대가 등장하더니 급기야 먹을 수 있는 빨대까지 개발됩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이 빨대는 쌀 70%, 타피오카(카사바의 뿌리에서 얻는 전분) 30% 정도, 소량의 소금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쌀로 만들어 실제로 먹을 수 있지만 물에 3시간 정도 담그면 물렁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음료 한잔 정도 마시는데는 문제가 없으며, 자연에서 150일 이내 100% 분해됩니다.

한국화학연구원이 개발한 비닐봉투. 6개월이면 땅속에서 생분해됩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이 개발한 비닐봉투. 6개월이면 땅속에서 생분해됩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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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생분해되는 제품은 낯설지 않습니다. 잘 찢어지지 않고 땅속에서 100% 분해되는 친환경 비닐 봉지와 밀폐 용기, 접시, 반찬그릇, 위생장갑, 위생백, 지퍼백 등 다양하게 개발돼 시중에서 판매되기도 합니다. 이들 제품은 땅속에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6개월이면 자연스럽게 썩어 분해됩니다.


인체에 무해하고, 전자레인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데다 재활용도 할 수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친환경적인 요소는 두루 갖춘 셈입니다.


1868년 미국의 존 하이엇이 상아 당구공의 대용품으로 처음 개발한 이후 '신의 선물'이었던 플라스틱은 150년만에 지구를 위협하는 폭탄이 되고 말았습니다. 플라스틱 병 하나가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450년이고, 전체 재활용률은 9%에 그칩니다. 내가 지킨 분리수거, 공원에 버리지 않은 패트병 하나가 지구를 살립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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