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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SW 대기업 참여 제한 7년…내리막 걷는 전자정부 수출

최종수정 2019.04.08 11:42 기사입력 2019.04.0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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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레퍼런스 사라져 수출 규모 절반 이하로 급락
중견기업 매출 올랐지만 영업이익률 1%대 고전
하청 중소기업들도 '갑질'에 고통
정책 시행 7년 지났지만 관련 연구 적어…정밀한 재평가 필요 지적

공공SW 대기업 참여 제한 7년…내리막 걷는 전자정부 수출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으로 대기업의 공공SW분야 참여를 제한한지 7년이 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대기업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중견ㆍ중소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사정은 크게 좋아져야 하는데 상황은 신통치 않다. 우리 정부가 자랑하던 전자정부 시스템 수출액은 급격히 움츠러들었다. 대기업 대신 뛰어든 중견ㆍ중소기업들의 경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1%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도 시행 7년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자정부 수출실적은 2015년 5억3404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에는 2억6945달러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2017년에도 2억361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2억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적이 꺾인 시기는 2013년 대기업 참여 제한 정책 시행 이후 전자정부 수출을 주도했던 대기업의 레퍼런스 확보가 어려워진 시점과 정확히 맞물린다. 2010년과 2012년 유엔(UN) 경제사회처가 국내 전자정부를 세계 1위로 평가하며 위상이 올라가자 삼성SDS, SK주식회사 C&C, LG CNS 등 대기업 등의 주도 아래 전자정부 수출 실적은 상승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대기업 참여 제한으로 이들 기업들이 하나 둘 발을 빼자 사업 입찰 시 제시할 최근 3~5년간의 실적이 사라져 수주 실패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중견기업 매출 늘었지만 생태계는 황폐화=공공SW 시장에서 대기업이 빠진 자리를 메운 것은 중견기업들이다. 대부분 매출은 늘어났다. 아이티센은 대기업 참여 제한 전까지 매출이 13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법 적용 이후부터 지난해 6979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대우정보시스템도 2000억원대였던 매출이 대기업 참여 제한 이후 3500억원대로 올랐다. 그 밖에 대보정보통신, 쌍용정보통신 등 중견 SI업체들의 매출이 소폭 올랐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대부분 1%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이티센의 경우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2017년 1.1%, 2018년 1.4%로 여전히 1%대에 머물고 있다. 대보정보통신도 지난해엔 1%, 2017년에는 1.1%를 기록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영업이익률 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SW업계 관계자는 "공공SW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중견기업끼리 출혈 경쟁을 하는 일이 잦은 데다 사업 수행이나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 부족해 사업을 수주하고도 적자가 발생하는 일도 있다"고 했다.


중견기업의 영업이익률 하락은 하도급으로 참여한 중소기업들의 경영상태에도 영향을 끼친다. 중소기업에 대한 '갑질' 문제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등 5개 중견 SW업체들이 공공SW시장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게 '부당특약', '선급금 및 하도급 대금 지연 및 수수료 미지급' 등의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보완책도 유명무실…정밀한 연구 통한 재검토 필요=정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 2015년부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인공지능(AI) 등 5개 분야에서 대기업 참여를 일부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발주기관이 사업에 대기업을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매 사업마다 심의 및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일관된 기준 없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배포한 '신산업 분야 공공SW사업 대기업 참여제도 운영지침'은 "신산업 분야라도 사업규모와 기술ㆍ산업적 파급효과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라고 명시해 놓은 것이 전부다. 구체적인 기준 없이 그때그때 다른 결정이 내려진다. 한 SI업체 관계자는 "1차 심의에서 불가 판정을 받았음에도 재심의에서 통과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기준이 모호하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연말 세우는 다음해 사업계획에서 공공 분야를 넣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판단하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때문에 해당 제도에 대한 엄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도 시행 7년째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도에 대한 연구는 한국경영정보학회의 '소프트웨어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연구보고서(2015)',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내놓은 '공공SW 생태계 선진화 연구(2017)' 정도에 불과하다. 유호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대기업 참여 제한 정책은 중견ㆍ중소기업의 시장 참여 확대라는 입법 취지는 어느 정도 달성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선 입법취지 외에도 여러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며 "보다 정밀한 연구를 통해 제도의 성과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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