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님이 약속"?…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 인천대에 인사청탁 의혹

이 의장, 인천대 총장에 사무처장 인사청탁 암시 카톡글 파문
이 의장 "물의 일으켜 죄송, A과장 격려 차원"…인천대 "사실무근"

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과 인천대 A과장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대화 내용 [인천경실련 제공]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의회 의장이 인천대학교에 사무처장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 인천경실련 등에 따르면 이용범 의장은 지난달 17일 인천대 A 과장과 나눈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A 과장님 사무처장 임명장 받으셨나요. 총장님께서 저와 약속 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A 과장은 "아직 아닙니다..."라고 답해 인천대 사무처장 인사와 관련해 서로 대화를 나눈 정황이 포착됐다.

A 과장은 송영길 전 인천시장 후보 캠프 출신으로 송 시장이 당선된 후 2010년 9월 인천대에 2급으로 들어와 학생과장 등을 역임했으며, 다음 달 예정된 신임 사무처장 공모에 거론되고 있다.

인천경실련은 "인천대 사무처장 인사는 그동안 인천시의 내정을 거쳐 형식적인 공모 절차를 밟아왔다. 이 의장의 인사 개입 내지는 청탁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라며 "만약 이 의장의 인사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이며 의원직을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화방에 등장하는 '총장님'은 조동성 인천대 총장으로 유추되기에 조 총장의 해명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대는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사무처장 임기가 다음 달 30일 끝나는 대로 공개 모집할 예정이며, 인사 청탁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인천대는 입장문에서 "(조 총장은)지난해 7월 시의회 의장 취임에 대한 축하 인사차 인천대 보직교수들과 함께 의회를 한번 방문했을 뿐, 이후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만난 적도 없다"며 "총장과 보직 교수 누구도 의장과 개인적인 카톡이나 문자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인천대는 개방형 직위인 사무처장에 대해 객관적인 공모 절차를 준비하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이번 공모에서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민간·공공기관 경력자 뿐 아니라 대학 내부 직원들도 응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 의장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인사 청탁은 결코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의장은 본보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인사 청탁을 한 적도 없지만 많은 사람(70명)이 모여있는 대화방에서 그런 대화를 나눴겠느냐, 그저 A 과장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나눈 대화"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또 "조 총장은 보직교수들과 함께 의장실에서 1차례 만난 것이 전부이고, 내가 학교를 찾아가거나 다른 곳에서 조 총장을 따로 본 적은 없다"며 "이번 일로 조 총장에게 피해를 주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드렸다"고 말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