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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 만성 수면부족 치매 부른다

최종수정 2019.03.18 09:12 기사입력 2019.03.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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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 만성 수면부족 치매 부른다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부산에 사는 72세 박영우 씨는 잠을 자기가 무섭다. 자다가 꿈을 꾸면 행동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박씨가 자면서 발로 차거나 과격한 행동을 보이면서 부인은 여러 차례 맞기도 했다. 박씨는 수면 중 몸부림으로 침대에서 몇번 떨어지면서 이제는 아예 바닥에서 잔다. 박씨의 부인은 최근 남편의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기억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 병원을 찾기로 했다.


최근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2만5077명이었던 불면증 환자는 2017년 56만855명으로 32% 증가했다. 정기영 서울의대 신경과 교수는 "밤 중 수면은 뇌 속 노폐물이 빠져 나가도록 하는 기능을 하는데, 제대로 잠자지 못할 경우 뇌에 노폐물이 축적돼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면서 "최근 만성 수면부족과 수면장애가 치매 발병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에서의 수면 문제는 육체적·정신적 건강 이상의 신호이므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정 교수는 "노인이라고 누구나 수면장애가 생기는 것은 아니고 건강하지 못한 노인이 수면장애에 취약한 것"이라며 "수면장애가 2주 이상 지속될 때는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청소년들도 만성적인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청소년 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33.6%가 수면 부족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수면부족이 우울증, 자살사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혜윤 가톨릭관동의대 신경과 교수는 "잠자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잠을 스스로 줄이는 수면박탈 또는 수면부족이 만성으로 지속될 경우, 예민한 청소년기에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늦게 자는 이유를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 시간이 늦춰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멜라토닌은 깊은 잠을 유도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를 해소하며 면역력을 강화하기도 한다"면서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는 청소년들이 많은데 청색광이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수면을 방해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수면학회에 따르면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주말에 지나치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낮에는 밝은 빛을 쏘이고 야간에는 빛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저녁에는 집의 조명도 지나치게 환하지 않게 유지하고 화장실의 조명도 작고 밝지 않은 것을 택한다.


지나친 카페인과 음주를 피하고, 저녁 늦게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을 하는 것도 잠을 방해할 수 있다. 낮잠은 밤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30~40분 이하로 자야 한다.


김지언 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대구가톨릭의대 신경과)은 "전 세계 인구 약 1억명 이상이 수면무호흡증,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겪지만 이들 대부분인 90%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면서 "단순히 잠이 안온다고 수면제 등을 복용해서는 안되며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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