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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보험' 의무화에…손보업계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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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개인정보유출 손해배상 책임보험 가입의무화
이용자 日평균 1000명 이상 정보통신서비스 업체 대상

보험대신 준비금 적립도 가능…가입 많지 않을 듯
피해입증·사전고지 의무·보험금 지급도 '넘어야할 산'

'사이버보험' 의무화에…손보업계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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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가상통화 거래소 '유빗'은 2017년 12월 파산을 선언했다. 그해 두 번이나 보유하던 가상화폐가 해킹을 당해 172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탓이다. DB손해보험 사이버종합보험에 가입했던 유빗은 피해보상을 위해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아직까지도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고 있다. 보험에 가입한 지 불과 18일이 지나 해킹 피해가 발생한데다, 사고 발생 열흘이 지나서도 사고 신고를 하지 않는 등 당시 '보험 사기' 의혹까지 불거졌다. DB손보측은 계약 전 고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다음달 첫 공판이 열린다.


오는 6월부터 개인정보를 다루는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은 손해배상 책임보험을 의무 가입해야 한다.

정부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해 이용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을 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 손해배상책임보험, 일명 '사이버 보험'을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사이버보험 의무화를 바라보는 보험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신규 시장 창출에 기대를 하면서도 시장이 활성화될 지에 대한 부정적인 우려를 내보이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정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6월13일 시행될 예정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을 보면 사이버보험 가입 의무 대상은 개인정보가 저장ㆍ관리되고 있는 이용자수가 전년도말 기준 직전 3개월간 일일 평균 1000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업체다.

정부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업체 94만개 가운데 1000명 이상인 사업자 18만여곳 중 10%인 1만8000여개 업체가 보험에 가입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보험가입 외에 준비금 적립 방식도 선택 가능해 가입대상이 많지 않을 것이란 게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매출액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 의무가입 보험금은 매출액에 따라 최소 5000만원에서 최대 10억원으로, 연간 보험료는 62만~125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럴 경우 가입 추정 사업자 수를 반영한 연간 보험료 규모는 약 305억원에 불과하다.


사이버 사고 데이터도 충분히 쌓이지 않아 사이버보험 상품 개발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보험개발원에서 관련 보험 설계를 작업하고 있지만, 천차만별인 과거 사이버 사고의 원인과 피해 대상, 규모 등을 표준화해야 한다. 사이버 공격으로 피해를 받은 기업들이 피해 사실을 잘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도덕적 해이도 문제다.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안이 취약한 기업일수록 사이버보험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고 보험에 가입하면 보안투자에 소홀할 유인이 존재한다"면서 "보험 약관 용어들도 표준화되지 않아 사고 발생 시 보험금 수령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가입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이버 보험이 기존 자동차보험 등에 비하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의미가 있다"면서 "사이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면서 신규 상품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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