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의 필사즉생 '청정라거 테라'…하이트진로의 백년대계 주인공

시대적 요구를 반영…기존 맥주와 차별화한 '청정라거' 출시
청정맥아 100%와 리얼탄산 100%로 탄생한 테라 첫 선
국내 레귤러브랜드 최초 '그린'병 적용, 토네이도 패턴 및 라벨

김인규 대표이사 사장이 1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테라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선애 기자 lsa@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창립 100주년을 5년 앞둔 지금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신화를 만들기 위한 출발점에 있습니다. '하이트'와 '참이슬'로 일궈낸 두번의 성공 신화를 청정라거 '테라'로 또 한번 창출하겠습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의 야심작, 맥주 신제품 '테라'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콘셉트는 '청정라거'. 초미세먼지 경보가 일상화 돼 청정·자연·친환경 등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신제품이다.

김 대표는 1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맥주 신제품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몇년간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은 치열한 경쟁과 수입맥주의 파상공세, 빠르게 변화하는 주류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해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며 "하이트진로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어렵고 힘들었던 맥주 사업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며, 반드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테라가 하이트진로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였다. 하이트와 참이슬에 이어 하이트진로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야심작으로 '제품의 트라이앵글'을 완성하겠다는 것. 또 맥주 부문에서는 하이트와 필라이트에 이어 테라로 삼각 구도를 만들어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개발부터 출시까지 많은 임직원들이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왔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만큼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필사즉생의 각오로 맥주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일궈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필사즉생의 각오를 다진 것은 맥주 사업 부진에 따른 위기의식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1996년부터 2012년까지 '하이트'로 국내 맥주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했지만, 2012년 오비맥주에1위를 내줬다. 맥주 사업은 2014년부터 영업적자로 돌아서 5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손실액은 900억원에 달한다. 시장점유율도 한 때 50~60%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에는 25% 안팎까지 주저앉았다.

때문에 하이트진로 내부에서도 맥주 사업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신제품 테라가 맥주 사업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 믿고 있다.

테라는 라틴어로 흙, 대지, 지구를 뜻한다. 특징은 크게 2가지. 청정맥아 100%와 리얼탄산 100%다. 테라는 호주 골든트라이앵글의 맥아를 100% 사용해 원료부터 차별화했다.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은 호주 내에서도 깨끗한 공기, 풍부한 수자원, 보리 생육에 최적의 일조량과 강수량으로 유명하고, 비옥한 검은 토양이 특징이다.

오성택 마케팅실 상무는 "초미세먼지 시대에 청정에 대해 큰 고민을 하게 됐고, 청정한 맥주를 만들기 위해 지난 5년간 지구 곳곳을 돌아다녔다"면서 "테라라는 브랜드네임 역시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이미지와 청정, 자연주의를 온전히 반영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리얼탄산만을 100% 담았다는 것. 청정 원료 만으로는 부족하다 판단해 발효 공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진짜 리얼탄산만을 100% 담았다. 오 상무는 "리얼탄산을 별도로 저장하는 기술과 장비를 새롭게 도입했다"며 "100% 리얼탄산 공법은 라거 특유의 청량감이 강화되고, 거품이 조밀하고 탄산이 오래 유지된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패키지 역시 기존 브랜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를 위해 하이트진로는 끊임없이 소비자 테스트를 진행했다.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청정라거 콘셉트를 가장 잘 표현하는 '그린'을 브랜드 컬러로 결정하고 모든 패키지에 적용했다. 그린이 레귤러 라거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트라이앵글을 형상화하고 브랜드네임만 심플하게 강조한 BI를 개발, 라벨 디자인에 활용했다. 특히 병 어깨 부분에 토네이도 모양의 양음각 패턴을 적용, 휘몰아치는 라거의 청량감을 시각화했다.

오 상무는 "주질도 공법도 패키지도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기존 레귤러 라거보다는 원가 상승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마진율 포기할 정도로 홈런을 친다면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출고가격은 기존 맥주와 동일하다.

알코올 도수는 4.6%다. 이는 대중적인 입맛을 잡고 대한민국 대표 맥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오 상무는 "그 동안 토종 주류기업의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시장 트렌드 변화 및 소비자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맥주 브랜드를 출시해 왔으며, 국내 최초로 발포주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여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며 "이번 신제품은 원료, 공법부터 패키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완전히 차별화, 고품질의 대한민국 대표 맥주로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소비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이트진로가 보유하고 있는 맥주 브랜드는 현재 6개로 흑맥주 '스타우트', 식이섬유맥주 'S', 생맥주 '맥스', '드라이피니시d', '하이트' 등이다. 테라 출시를 계기로 브랜드 정리 가능성에 대해 오 상무는 "현재 소비자 다양성을 인정해 맥주 여러 브랜드를 선보이며 개별 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고, 각 브랜드를 좋아하는 고객들 덕분에 맥주 시장에서 두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테라 출시를 기점으로 맥주 브랜드를 정리할 계획은 아직 없지만, 소비자의 선호도에 따라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의 브랜드 수명이 다했다는 판단이 들면 그 때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