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야구 등 프로스포츠도…女구성원 38% "성폭력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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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와 야구, 농구, 배구, 골프 등 프로스포츠 분야의 여성 구성원 38%는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국내 5대 프로스포츠(축구, 야구, 농구, 배구, 골프)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성폭력 실태조사를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스포츠 종사자만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설문은 7개 프로연맹(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야구위원회, 한국농구연맹, 한국여자농구연맹, 한국배구연맹, 한국프로골프협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소속 선수와 코칭스태프, 직원을 비롯해 치어리더, 체육기자 관련 종사자까지 모두 803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진행했다. 응답자는 927명(11.5%)이었다.

입단 이후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14.2%로 이 가운데 여성 응답자는 37.3%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남성도 5.8%였다. 선수로 국한할 경우 여성의 37.7%, 남성의 5.8% 등 전체 15.9%가 성폭력 피해를 고백했다. '최근 1년간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도 4.3%(여성 응답자 중 11.9%, 남성 응답자 중 1.5%)였다.

유형별로는 언어적·시각적·기타 성희롱은 12.7%(여성 33%, 남성 5.1%), 육체적 성희롱은 4.3%(여성 12.9%, 남성 1.0%), 온라인 성범죄는 1.1%(여성 4.0%, 남성 0%)로 조사됐다.

가해자로는 선수의 경우 코칭스태프가 가장 많았고(35.9%), 그 다음은 선배(34.4%)였다. 가해 장소는 회식자리가 가장 많았고(50.2%), 훈련장(46.1%)이 뒤를 이었다.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내·외부에 이를 신고한 이들은 4.4%에 불과했다. 신고하지 않거나 주위에 알리지 않은 이들은 69.5%에 달했다.

문체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프로연맹과 협의해 후속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향후 스포츠혁신위원회의 대책이 발표되면 이를 반영해 대책을 보완할 예정이다.

각 프로연맹의 상벌 규정을 개정해 성폭력 가해자의 영구제명도 추진한다. 성폭력 은폐를 시도한 구단이나 지도자에 대한 처벌 규정 신설도 권고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프로스포츠 성폭력 피해자 지원센터(가칭)를 신설하고, 프로스포츠 종사자에 대한 성폭력 예방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