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공시가격 직무유기' 김현미 감사 청구
현실화율 표준주택 53%, 표준지 64.8% 여전히 낮아
공시가격 축소로 14년간 못 걷은 세금 70조원 추정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과 인상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부동산 공시가격 업무와 관련해 직무를 유기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실련은 정부가 올해 부동산 공시가격 시세반영률(현실화율)을 표준주택 53.0%, 표준지 64.8%로 지난해보다 1.2~2.2%포인트 올렸지만 여전히 낮다며 이는 직무 유기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공시가격제도가 도입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간 공시가격 축소로 걷지 못한 세금이 약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경실련은 추정했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 부장은 “공시가격제도 도입 이후에도 상가·업무빌딩과 고가 단독주택 등은 시세를 30~40%만 반영해 이를 소유한 재벌·건물주 등 소수의 부자는 아파트 소유자의 절반 이하로 세금을 냈다”며 “부동산 보유자 간 세금 차별이 더 심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상당수 고가 단독주택의 경우 공시가격이 공시지가(땅값)보다 낮은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땅값과 건물가격을 더해 산정되는데 결과적으로 건물가격이 마이너스가 된 셈이다.
공시가격을 평가하는 기관마다 수치가 고무줄처럼 들쑥날쑥한 점도 논란거리다. 실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의 경우 2014년 1월 발표된 공시지가는 1조5400억원이었으나 같은 해 4월 한국전력이 해당 부지를 현대차에 매각하기 전 외부에 의뢰해 감정한 결과 3조2400억원으로 평가됐다. 세달 사이에 평가액이 2배 이상 뛴 것이다. 그해 10월 현대차가 한전으로부터 이 부지를 사들인 금액은 10조5000억원이었다. 이듬해인 2015년 1월 정부가 밝힌 이 땅의 공시지가는 2조1600만원으로 1년 새 40% 올랐다. 하지만 한달 뒤 서울시가 공공기여금을 산정하기 위해 평가한 감정액은 5조4000억원으로 정부 공시지가의 2.5배에 달했다.
올해 정부가 고가 주택과 토지 위주로 공시가격을 크게 올린 데 대해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고가 부동산만 가격을 많이 올리는 것은 징벌적 과세로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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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지가 현실화는 장기적으로 필요한 조치지만 단기적으로 급격하게 올릴 경우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직면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며 “공시지가 관련 잡음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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