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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내집마련 꿈…지역주택조합장 200억 배임 혐의 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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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시작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지역주택사업이 끝내 무산되며 조합원들의 투자금 200억원이 공중분해 될 위기에 놓였다. 사진은 지난 12일 사업이 무산되며 슬럼화된 하월곡동 일대 모습. (사진=이승진 기자)

2014년 시작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지역주택사업이 끝내 무산되며 조합원들의 투자금 200억원이 공중분해 될 위기에 놓였다. 사진은 지난 12일 사업이 무산되며 슬럼화된 하월곡동 일대 모습. (사진=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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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전진영 수습기자] 지역주택사업 조합장의 일탈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이 꺾였다.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 지역주택사업 진행이 무산되며 조합원들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투자금을 날릴 상황에 놓였다. 사업을 추진했던 조합장 김모씨는 투자금 200억원을 배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에 넘겨졌다.


이 지역은 2014년 뉴타운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후 '하월곡동지역주택조합아파트'가 설립됐다. 지역주택조합은 지역 주민이 조합을 구성해 공동으로 용지를 매입하고 집을 짓는 제도다. 중간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일반분양 아파트보다 싼 값에 분양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당시 조합도 3.3㎡(평)당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00만원 이상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합원을 모집했다.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서울ㆍ수도권의 무주택자이거나 전용 60㎡ 이하 주택 소유자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무주택자거나 소형 다세대주택 소유자인 이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 그동안 모아뒀던 목돈을 투자했다. 이렇게 200여명의 조합원이 모였다. 하지만 이들의 내 집 마련 꿈은 해를 거듭할수록 무너졌다. 조합장은 부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합원들에게 추가 투자금을 요구했다. 이렇게해서 2017년 말까지 약 188억원의 투자금이 모였다.

현재는 문이 굳게 닫혀 있는 하월곡동지역주택조합 사무실 모습. 당시 조합은 조합도 3.3㎡(평)당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00만원 이상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합원을 모집했다. (사진=이승진 기자)

현재는 문이 굳게 닫혀 있는 하월곡동지역주택조합 사무실 모습. 당시 조합은 조합도 3.3㎡(평)당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00만원 이상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합원을 모집했다. (사진=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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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부지매입에 실패해 아파트 건설은 무산됐다. 그러자 조합장은 "빌라(다세대주택)라도 지어 원금을 보전해주겠다"고 조합원들을 회유했다. 오히려 추가 투자를 유도해 전체 투자금은 200억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다세대주택 건설마저 되지 않으면서 조합원들은 투자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하게 됐다. 급기야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조합장을 고소했다. 조합장은 지난해 10월 배임 혐의로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조합원 상당수는 평생 모은 돈을 투자하거나 대출을 끌어 돈을 냈다. 조합원 함모씨는 "지난해 60대 여성 조합원이 투자 실패로 우울증을 앓다가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고, 배달 일을 하며 모은 돈을 투자한 30대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조합원 최모씨도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상 부지매입이 불가능한 땅인 것을 알면서도 사업을 진행했다"며 "중간 과정에 브로커도 끼어있는 등 애초에 조합원들이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지역주택사업의 진행과 무산이 반복된 하월곡동 일대는 빠르게 슬럼화됐다. 조합원들의 투자금 회수도 불투명하다. 조합 비대위는 조합장을 사기 혐의로 추가 고소할 계획이다. 조합장 김씨는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전진영 수습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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