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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읽는 글로벌 뉴스]미국의 중동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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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미군 감축은 없을 것이다."(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

"유럽을 이끄는 주요 동맹국들이 협력적이지 않다."(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최근 미국이 중동 정세와 관련해 동맹국들의 공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란을 주적으로 설정, 그에 맞서는 전선을 구축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해 5월 이란 핵협정 탈퇴를 기점으로 중동 정책을 펼쳐온 지 10개월여만이다. 하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들은 정작 미국이 시리아 주둔군 철수 결정을 비롯해 중동 정책을 일방적으로 펼쳐나가는 것에 반발, 이탈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동을 둘러싼 주요국들의 대응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 흔들리는 동맹…美 대신 이란·러 만난 터키 = 섀너핸 장관 대행과 펜스 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회의에서 한 발언은 이러한 혼란을 감안해서 나온 미국의 대응이었다. 섀너핸 장관 대행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철수 가능성을 암시한 것을 불안해하는 동맹국을 달랬고, 펜스 부통령은 대(對) 이란 제재 이탈 움직임을 보이는 유럽을 압박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한 이날 회의에서는 이미 동맹간 균열 양상이 전면에 드러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동맹국이었던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이란, 러시아 정상들과 시리아 사태 해결 논의를 진행했다. 또 독일과 프랑스에서 장관급 인사가 참석하지 않았고 영국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이 참석했지만 참석 목적으로 예멘 내전 문제로 한정, 주요 회의가 열리기 전 바르샤바를 떠났다.


미국이 '반(反) 이란' 동맹 대오를 정비하려던 날 균열이 모습을 드러난 것이다. 당초 미국은 이 회의에서 반이란 강경파들의 동맹을 결성하려고 진행하려 했으나 불참 국가 수가 예상보다 많아지자 '중동 평화'에 대한 논의를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 동맹국의 우려를 잠재우려던 미국의 노력은 상황을 개선시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수판센터의 콜린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정치 상황이 변하면서 중동에서의 미국이 행사하는 영향력이 불확실해졌고 터키가 독립노선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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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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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돈 야기한 美의 시리아 철군 결정 = 최근 이 동맹을 가장 크게 흔든 건 미국의 시리아 철군 결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동맹국에 사전 고지 없이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파를 위해 배치한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하기로 했다. 미국과 함께 IS와 싸웠던 영국과 프랑스, 독일, 쿠르드족 등 동맹 세력은 반발했다. 철군을 환영한 터키와는 쿠르드족 관련 대응 조치를 두고 사이가 벌어졌다.


이러한 상황 악화를 미리 예상했던 것일까. 철군 발표 직후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부 장관은 이 결정에 반발하며 사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보낸 사임 서한에서 "미국은 강력한 동맹을 유지해야하며, 동맹국에 존중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나의 강력한 믿음"이라면서 "우리는 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해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티스 전 장관의 충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철군을 강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에서도 철군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이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1만4000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절반가량은 독자적으로 대테러 및 전투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나토군의 일원으로 아프간군 군사훈련지원 등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나토군은 미군의 일방적인 감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아프간 주둔 미군이 철수할 경우 독일을 비롯해 나토군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다수 소규모 나토 회원국 군대들은 미군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 美, 경제로 중동 정세 바꿀까…이란 제재 효과는? =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이 취하는 중동 정책이 군사적 대치보다는 외교 및 비즈니스 중심으로 더욱 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5월 이란 핵협상 탈퇴 이후 같은 해 11월 이란산 원유 수출 금지 등을 핵심 골자로 한 대(對) 이란 경제 제재를 재개한 것이다.


동맹국 대부분이 이를 지키는 듯 보였으나 미국의 핵협정 탈퇴에 반발한 유럽은 이란과의 별도 금융거래 루트를 만들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는 방법을 만들었다. 터키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라크가 최근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미국이 제재 효과 차원에서 우려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일방적인 정책 결정 및 추진이라는 트럼프식 정책들로 인해 경제적 압박에서도 동맹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은 오는 4월 이스라엘 총선 이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정을 위한 중동평화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은 지난 2년간 이 계획을 준비해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쿠슈너 선임 고문이 중동 지역과 관련한 경제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팔레스타인 경제에 대한 투자 패키지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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