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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큰손 중국인 1인당 인센티브 8만원"…혼탁해지는 면세업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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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앞.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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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면세점 시장이 치솟는 송객수수료(가이드 인센티브)와 경쟁적 프로모션으로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돌아오지 않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 대신 보따리상(다이궁)이 매출의 절대비중을 차지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출혈 경쟁도 격화되는 모양새다. 내적 경쟁력을 키우기보다 '돈' 싸움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송객수수료 제도 손질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최근 800달러 이상 구매고객을 데려오는 가이드들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1인당 8만원으로 조정했다. 업계 평균 4만원의 두 배 수준으로 강남 코엑스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같은 조건으로 1인당 6만원의 가이드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에 맞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객단가 800달러는 이날 환율 기준으로 89만7200원. 구매금액 10분의1 가량의 금액이 송객수수료 명목으로 가이드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급하는 리베이트다.

면세점의 송객수수료 전쟁은 요우커들의 의존도가 커지면서 본격화됐다. 송객수수료의 과당경쟁에 대한 정치권과 업계의 우려에 수면밑으로 가라앉았다가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점화됐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역시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매출 500달러 이상 고객 1인당 인센티브 5만원을 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절대적 액수는 적지만, 구매액 대비 인센티브 비율로 따지면 신세계백화점과 맞먹는 수준이다.


강남권 면세점들을 중심으로 인센티브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한정된 고객 파이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18조960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다이궁 의존비율이 70%에 달했다. 2017년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보복 여파로 요우커가 끊긴 이후 국내 면세시장은 다이궁 중심으로 재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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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부분의 쇼핑 거점이 강북에 몰려 있어 다이궁의 쇼핑 루트에서 소외되는 강남권 면세점들은 과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서라도 다이궁들을 끌어오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됐다. 같은 롯데면세점이라도 코엑스점이 이벤트 기간 동안 매출 500달러당 5만원을 지급한 반면 명동점은 매출 2000달러를 넘는 큰손 고객을 데려온 가이드에게만 5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강남권 인센티브 경쟁이 강북권 면세점으로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제품력과 서비스 등 자체 경쟁력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게 급선무인데, 이런 식으로 물을 흐리다 보면 면세점 업계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올해 시내 면세점들이 신규로 들어서면 한정된 파이 나눠먹기 현상이 더 심해지면서 출혈 경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면세점 출혈경쟁은 건실한 모기업들의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현대백화점 매출액은 5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지만, 4분기 면세점 영업손실이 256억원에 달하면서 영업이익은 987억원으로 15.4%나 줄었다. 연간 전체 영업이익도 3567억원으로 9.4%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지난해 흑자전환이 기대됐으나 3분기 적자로 돌아서면서 주가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내부에서도 송객수수료를 제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현재 송객수수료를 제한하는 법안은 2016년부터 총 5개가 발의돼 있지만 모두 국회에 계류돼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 다른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차라리 송객수수료를 제한하는 법이 빨리 통과됐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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