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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송객수수료 규제 법안…매출 걱정에 출혈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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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송객수수료 규제 법안…매출 걱정에 출혈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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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송객수수료 1조3181억원으로 1년새 14.8% 급등 '빛 좋은 개살구'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지난해 11월1일 서울 강남 코엑스점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 면세점 앞엔 첫날부터 긴 대기행렬이 이어졌다.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과 중국인 개인관광객(싼커)이 대거 몰린 영향이었다. 영업 첫날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로 인한 '오픈빨'도 있었지만 이면엔 업계 수준을 뛰어넘는 송객수수료의 공이 컸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이 관광객이 산 물품 가격의 10~30%가량을 여행사나 운전사, 가이드 등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다.

시장에선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업계 평균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은 40%가량을 제시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조기 안착을 위해서 돈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손님이 넘쳐날수록 적자는 불보듯 뻔한 상황. 이후 인센티브를 내리자 손님이 뚝 끊겼다. 오픈 100일가량 된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현재 다이궁과 관광객 유치로 애를 먹고 있는 이유다.


면세점의 송객수수료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 급증과 신규 면세점의 잇단 등장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면세점 업계의 송객수수료 지출 규모도 갈수록 확대됐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요우커가 끊기면서 면세점들은 대리구매상인 다이궁의 발길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다이궁 모객 여행사에 판매액의 최대 25~30%까지 송객수수료란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줬다. 이는 면세점 수익성 악화에 부메랑이 됐다. 일각에선 출혈경쟁이 계속될 경우 면세점 산업 전체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한국면세점협회 및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72억3800만달러(약 18조96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10년 전 30억달러에서 6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이 증가한 만큼 다이궁들에게 주는 송객수수료도 비례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이 다이궁 모객을 대가로 지급한 송객수수료는 1조3181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7년 1조1481억원보다 14.8%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송객수수료는 2013년 2967억원에서 2015년 563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2016년엔 9672억원까지 뛰었다. 2016년부터 신규면세점이 대폭 늘어나면서 모객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하지만 이 같은 모객 경쟁은 저가ㆍ덤핑 관광이라는 악순환을 불렀다. 2016년 기준 제주도 관광 가이드 수입의 약 38%가 송객수수료에서 나올 정도로 규모가 커지자 국내 여행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저가 관광과 면세점 쇼핑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우리나라 관광 매력도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송객수수료율을 제한하는 법안은 2016년부터 총 5개가 발의돼 있다. 1개는 관세법, 나머지 4개는 관광진흥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5개 법안 모두 송객수수료의 상한선을 대통령령으로 정해 규제한다는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법안을 놓고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내에서 송객수수료를 통제하는 것은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또 면세업계에서도 상위 면세점 사업자는 송객수수료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상한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신생 면세점 관계자들은 송객수수료가 실질적으로 가장 강력한 모객 수단이라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송객수수료를 제한하는 법안 처리가 우선돼야 하지만 무조건적 규제보다는 시장 특성에 맞는 실질적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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