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포기 의문·軍 위협 여전"…신중한 미군 지휘관들

12일 美 상원 청문회에서 인도태평양·한미연합 사령관 진술
2차 북미정상회담 불구 '신중' 입장 견지
군사 훈련과 외교적 수단 간의 균형 유지도 강조

자료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한미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이달 말 제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군 주요 지휘관들이 북한의 핵 폐기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군사훈련ㆍ외교적 수단간의 균형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필립 데이비슨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은 12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서면 자료를 통해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생산능력을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면 비핵화를 거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양보를 대가로 부분적인 비핵화 협상을 모색할 것이라는 얘기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특히 인도ㆍ태평양 권역의 5대 위협 중 첫 번째로 북핵을 꼽고 "지난해 중대한 진전이 있었지만, 북한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한 완전 비핵화(FFVD)에 도달할 때까지 가장 시급한 위협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과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자체에 대해선 '중대한 이정표'며 '낙관적'이라고 각각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터널(입구)의 가역적인(reversible) 폐쇄를 위한 몇몇 조치를 했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ㆍ북한 위협 억지력을 위한 준비 태세도 강조했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우리의 군사 전투 준비태세는 북한의 어떠한 위협에도 최고의 억지력이 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유엔의 대북 제재 시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군사령관도 이날 청문회에서 외교적 수단과 군사 훈련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훈련을 위한 분명한 필요성과 전략적 외교를 지지하고 그 공간을 창출할 필요성 사이에서 계속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규모(size)와 범위(scope), 양(volume), 시기(timing) 등 4가지 부문에서 훈련 계획과 실행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핵 위협이 제거되거나 감소한 후에도 북한의 재래식 전력 위협이 줄지 않는다면 주한미군 주둔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앵거스 킹 의원(무소속)의 질의에 "모든 당사자 간에 평화협정이 맺어질 때까지는 그렇다"고 밝혔다.

로버트 사령관은 "2018년 10월 이후 한국군과 수십 가지의 소규모 훈련을 진행했다"면서 "연합 훈련에 대한 혁신적 접근을 공격적으로 계속 추진하고 외교를 위한 공간 창출이 군사적 준비 태세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걸 입증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사령관은 또 대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북한군은 위험하고 강력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