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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1천원 비싸진 배달비"…자영업자도, 손님도 힘든 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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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대행료 인상 때문…영업 쉬는 대행업체도 다수

울며 겨자먹기로 배달비 올려…자영업자, 손님 부담만 커진 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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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직장인 김지영(33)씨는 이번 설 고향에 내려가는 대신 집에서 반려견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마땅한 먹을거리가 없어 매 끼니를 배달음식으로 해결하던 김 씨는 단골 음식점 몇 곳에서 연휴 기간 배달비를 1000원 추가로 받겠다는 공지를 확인한 후 긴 연휴가 외려 부담스러워졌다.


6일 배달앱 내 등록된 다수 음식점의 영업정보와 자영업자 커뮤니티 등을 확인한 결과 연휴 기간 배달비 혹은 최소주문금액, 메뉴가격을 올려 받는 식당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한 자취생 등 1인 가구의 경제적 부담은 더욱 늘어난 실정이다. 하지만 막상 배달비 인상을 공지한 음식점들 역시 연휴 기간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수 자영업자들은 배달비 인상의 이유로 '인력난'과 '연휴 특수로 껑충 뛴 인건비'를 꼽았다. 서울 구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 중인 전순영(가명·42)씨는 "연휴 기간 배달 대행업체가 기본 대행료를 3500~5500원에서 추가로 500~1000원까지 올려 받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손님에게도 1500~2000원 배달비를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닭발집을 운영 중인 구강인(가명·53)씨 역시 "배달 대행료 인상, 아르바이트생의 연휴 보너스 등으로 배달비를 500원 인상했다"며 "대신 음료나 서비스 음식을 제공해 불만을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한숨 쉬었다.


경남 창원에서 수제버거집을 운영하는 김해남(가명·37)씨는 "배달비 관련한 손실은 가게에서 직접 부담했고 대신 연휴 기간 최소주문금액을 1000원 올렸다"며 "경기 불황으로 최근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이마저도 노심초사"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배달비 등으로 올린 매출은 고스란히 인건비로 지출돼 사실상 영업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다수 배달 대행업체가 연휴 기간 쉬는 바람에 영업 자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도 눈에 띄었다. 부산에서 닭발집을 운영 중인 이후임(가명·52)씨는 "배달 대행업체가 휴무라 일손이 부족한 상태에서 영업했더니 6시간 동안 주문취소만 30건에 달했다"며 "그나마 연휴 특수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번 설도 망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한편 설 이후에도 최저임금 인상, 산업 환경 악화 등으로 인해 외식업 경기는 당분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자체 연구개발리포트 '음식과 사람'을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노동생산성 범위를 초과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외식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외식업 경기 관련 부정적 전망은 최저임금 인상폭이 전년 대비 16.4%로 급격히 커진 지난해 초부터 계속돼왔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해 3월 초 전국 외식업체 300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식업체 중 77.5%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경영 상태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향후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무려 80.4%에 달했다.


외식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1%, 종업원 수는 3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메뉴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업체가 전체의 78.6%에 달했으며 평균 인상률은 18.4%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의 외식비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냉면(7.5%)ㆍ비빔밥(6.2%)ㆍ김치찌개백반(5.2%) 등의 외식비가 잇따라 상승했다. 두끼떡볶이 등 분식, BBQ 등 치킨, 맥도날드ㆍ롯데리아 등 버거까지 프랜차이즈들도 줄줄이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했다.


김 연구실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외식업체의 인건비만 올려 놓은 것이 아니며 식재료 관련 생산지, 식재료 유통시장 등의 인건비 동반 상승을 초래해 식재료 원가를 올려놓았다"며 "향후에도 최저임금이 인상될 때마다 식재료 원가는 지속적으로 인상될 것이며 외식업 경기 또한 당분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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