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한울 기자] 서울 등 대도시에서 주차는 큰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율주행차가 개발돼 잠시 볼일을 보러 간 동안 차가 주변을 배회하면서 시간을 때울 수 있다면, 사람들은 주차비를 지불하려고 할까.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논문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다. 또 그 때문에 도시의 교통혼잡이 훨씬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애덤 밀러드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조교수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한 시간 동안 차를 저속으로 배회하게 하면 약 550원(50센트)가 소모된다. 주차비용보다 훨씬 싸다. 차가 저속으로 운행할수록 비용은 더 적게 든다. 밀러드볼 조교수는 이 '순환하는' 차들이 교통혼잡을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게임이론을 활용해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자율주행차 단 2000대가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평균 주행속도를 시속 3km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밀러드볼 조교수는 이 현상을 귀국한 여행객을 태우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차량들이 주차비를 내기 싫어 공항 주변을 도는 행위에 비유했다.
밀러드볼 조교수가 제시한 해결법은 '혼잡통행료'다. 현재 영국 런던, 싱가포르, 스웨덴 스톡홀름 등에서 혼잡통행료를 걷고 있다. 밀러드볼 조교수는 도시에 진입할 때 일정 통행료를 걷든 주행거리나 주행속도, 주행시간·위치 등에 비례해서 걷든 통행료가 필요하다고 봤다.
밀러드볼 조교수는 "여태까지 거두지 않던 혼잡통행료를 부과한다는 게 정책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이 원칙을 세우고 악몽 같은 교통혼잡을 막아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미국 수송 정책 학술지 3월호에 실렸다.
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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