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교양' 경제·문학·예술 등 다양한 주제로 1년간 열한 차례 대담 모음집

[Economia] 자본주의 폭주 속 진정한 가치에 대한 물음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제 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2017년 1월 발표한 세계 자산 격차 보고에 따르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을 포함한 세계 상위 부자 여덟 명이 보유한 재산은 4260억 달러(약 473조원)로 인류의 하위 50%인 36억8000만 명이 보유한 재산 4000억 달러(약 444조원)보다 많았다. 유엔은 하루 소득이 1.9달러(약 2100원) 이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한다. 하위 36억8000명의 1인당 평균 재산은 116달러(약 12만9000원). 유엔 계산대로라면 이들은 겨우 61일을 버틸 수 있는 재산을 가졌을 뿐이다.


미즈노 가즈오 일본 호세이대학 법학부 교수는 이를 경제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극단적인 양극화라고 설명한다. 스가쓰케 마사노부 일본 크리에이티브 컴퍼니 '구텐베르크 오케스트라' 대표이사가 자본주의의 종말에 대해 질문하자 들려준 섬뜩한 답변이다.

스가쓰케 대표는 2016년 9월부터 2017년 9월부터 매달 한 명씩 일본의 명사를 만나 대담했다. 1년 동안 한 대담 열한 개를 '앞으로의 교양'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부제목은 '격변하는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지식 11강'이다. 열한 차례 대담의 주제는 미디어, 디자인, 프로덕트, 건축, 사상, 경제, 문학, 예술, 건강, 생명, 인류다.


스가쓰케 대표는 미즈노 교수와 경제를 주제로 대담했다. 주된 내용은 자본주의의 위기에 대해서였다. 미즈노 교수가 자본주의가 위기에 봉착했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불평등의 심화 때문이다.

2010년만 해도 세계 인구 절반이 가진 재산의 총합은 상위 부자 388명의 재산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불과 7년 만에 388명이 여덟 명으로 줄 정도로 부의 집중이 심각했다. 미즈노 교수는 현재 속도로 부의 집중화가 계속된다면 몇 년 안에 한 명이 세계 인구 절반의 재산과 비슷한 재산을 가지리라고 경고한다. '절대 부자'의 등장이다.


스가쓰케 대표는 불평등 때문에 일본이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행복 대국은 아니라고 말한다. 미즈노 교수는 이에 동의하며 기업 이익이 계속 증가하는데 반해 직원 1인당 실질 임금은 계속 줄고 있다며 이 또한 노동자와 경영자의 임금 격차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둘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지만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미 자본주의가 단단히 자리 잡아 인류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즈노 교수는 자본주의의 폭주를 막기 위해 세계 국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하지만 사실상 실현이 쉽지 않은 목표라는 점을 인정한다.


스가쓰케 대표는 다양한 명사를 만나 대담하며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변할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미술평론가 마쓰이 미도리는 사회 참여 예술과 페미니즘 예술 등 삶을 다루는 예술적 경향이 강해지리라 예상하고 건축가 이토 도요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스가쓰케 대표는 대담 과정에서 답을 구하려 애쓰지 않는다. 생각의 폭을 넓히는데 집중할 뿐이다. 그는 이 책이 사실 '질문집'이지만 질문집이라는 표현이 낯설어 대담집이라고 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철저하게 궁금한 생각을 묻는데 집중하고 명사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만 많은 대담에서 경제와 관련한 질문이 등장한다. 스가쓰케 대표는 사사키 노리히코 뉴스픽스 편집장과 미디어에 대해 대담을 나누며 기업가적 저널리즘의 개념에 대해 묻고, 하라 겐야 일본 디자인 센터 대표와 대담을 나누며 디자인이 담당해야 할 경제적 역할과 자본주의 안에서 디자인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묻는다.

AD

스가쓰케 교수는 2017년 7월 출간한 '물욕 없는 세계'에서 물질적 욕망이 팽배한 세계에서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지를 물었다. '앞으로의 교양'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찾기 위한 그의 여정이 한 발 더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스가쓰케 마사노부 지음/현선 옮김/항해)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