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그런 거 같은 거/윤성학
이 말을 좋아한다
왜, 그런 거 같은 거 있잖아
그러니까
오래 물을 담아 두어 물금이 생긴 그릇
나는 당신의 어디쯤에 물금으로 남았을까
그런 거 같은 거
무심결 잊었다가 꺼내 입은 옷
어깨에 삐죽이 솟은 옷걸이 자국
당신은 나에게 얼마나 오래 걸려 있었기에
이 자국이 없어지지 않을까
그런 거 같은 거
뒤축이 무너져 못 신게 된 구두나
베란다에서 말라 죽은 벤자민 화분이나
비를 만나 편의점에서 사서 쓰고는 그대로 버스에 두고 내린 우산이나
발이 시려 지하상가에서 사서 덧신은 천 원짜리 양말이나
그런 거 같은 거
내 것도 아니고 내 것 아닌 것도 아니어서
버려지지는 않고
막상 버리자니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거 같은 거
아무 용처도 없는데 잊혀지지도 않는
이걸 무어라 부르기도 영 마땅치가 않은
그런 거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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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그런 거 말이야, 그런 거 정말 있는데, 그저 '그런 거'라고 말하고 말기엔 아쉬워서 "그런 거 같은 거"라고 입속에서 하릴없이 한 번 더 굴리게 되는 거, 그런 거, 그런 거 있는데… 말줄임표나 쉼표 속에 있는 거, 겨우 그렇게 있는 거, 말하고 나면 괜히 말했다 싶은 거, 그런 거, 그래도 자꾸 생각나는 거, 생각은 나는데 왜 생각이 나는지 언제부터 생각이 나기 시작했는지 알쏭달쏭하기만 한 거, 그런 거, "그런 거 같은 거", 온종일 생각하다가 그만 불현듯 잊어버리고 마는 거, 잊어버리곤 한동안 깜깜하게 멍해져 버리는 거, 그런 거… 잊어버리고 나서도 한참 곁에서 맴도는 거, 그런 거, "그런 거 같은" 그런 거….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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