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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식당가·키즈카페만 붐벼…백화점 설 특수 실종에 울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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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가·키즈카페 등 일부만 사람 많아…설 선물세트 코너 썰렁

과일값 올라 가격 부담…인터넷·사전예약 등 구매 창구 다양

연휴 해외여행객 및 알뜰소비족 증가…소비심리 회복 더뎌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선물세트 코너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선물세트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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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이거 44만원짜리 한우 세트인데 33만원까지 해줄께. 3만원짜리 상품권도 얹어줄께. 인터넷에서 얼마보고 왔어? 거기 맞춰줄께"

한파가 몰아친 26일 서울 영등포 롯데백화점 지하 설 선물세트 판매코너는 생각보다 한산했다. 한우·과일·버섯·건강식품 등 다양한 선물세트들이 곱게 몸단장을 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구경을 하거나 선물을 구매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반면 바로옆 푸드코트는 식사를 하러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우 선물세트 판매장에서 만난 직원 박정순(56세ㆍ가명) 씨는 "원래 정가에서 20% 정도 할인해주는데 더 싸게 해주겠다. 한번 보고 가라"며 지나가는 손님들의 소매를 잡아 끌었다. 박 씨는 "법인이 100세트 정도 주문한 것 말고는 개인 고객은 별로 없다"면서 "그나마 제일 잘 나가는건 20만원대 실속세트"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양주 선물세트를 보고 있는 남성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양주 선물세트를 보고 있는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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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하1층에 마련된 설 선물세트 판매코너에는 직원숫자가 손님보다 많았다.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와인매장 역시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사과·배·한라봉 등으로 구성된 15만원짜리 과일세트를 보고 있던 주부 한아영(34)씨는 "과일은 크고 좋아보이는데 생각보다 갯수가 적다. 시댁에 선물할 것을 고르고 있는데 마땅한게 없다"면서 "차라리 마트에 가서 좀 저렴한걸 둘러봐야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26일 오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역시 설 특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하철역과 연결된 의류 및 아동 매장들은 복도가 횡할 정도로 사람이 많지 않았다. 40만원대 고급 어린이 한복세트를 구경하고 있던 조미희(40)씨는 "딸 한복과 머리끈을 사러 잠깐 백화점에 들렀다"면서 "내일 시부모님께 미리 인사를 드리고 설 연휴에는 해외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르포]식당가·키즈카페만 붐벼…백화점 설 특수 실종에 울상(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지하1층 설 선물세트 판매코너 역시 한적한 모습이었다. 근처 식료품 코너에서 장을 보며 카트에 물건을 담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모두들 바쁜 걸음으로 선물세트 판매코너를 지나쳤다.


한우 선물세트 매대에는 불고기용, 국거리용, 구이용, 스테이크용까지 다양한 한우 선물세트가 준비됐다. 유동인구는 많았지만 구경하는 사람은 한명 뿐이었다. 원래 100만원짜리 였다는 송이버섯 세트는 절반도 안되는 45만원에 나왔지만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


선물세트 판매 직원 한수자(53세·가명)씨는 "H포인트 혜택을 많이 줘서 고객들이 사전예약으로 미리 많이 구매한 것 같다"면서 "아직 설이 일주일 정도 남아서 이번주에는 손님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반포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주말을 맞아 쇼핑과 식사를 하러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임에도 푸드코트는 앉을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바로 옆 반찬가게와 떡 코너는 구매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쪽 복도 전체를 장식하고 있는 설 선물세트 판매코너 역시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며 지나가는 사람들만 있었다. 출입문 바로 옆에 마련된 설 선물세트 배송 신청 장소 역시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푸드코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푸드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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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코트에서 아이들과 함께 햄버거를 먹고 있던 장하명(45)씨는 "자주 이곳을 찾는데 평소 주말 수준으로 붐비는 것 같다"면서 "부모님께 드릴 설 선물은 인터넷에서 이미 구매했다. 가격이 너무 좋아서 굳이 백화점에서 선물을 사야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휴기간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다 오픈마켓, 인터넷, 사전예약 등으로 선물세트와 제수용품들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 추세다. 설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키즈카페나 식당가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백화점들은 설 특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연초부터 식료품, 외식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데다 소비심리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7.5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0.6포인트 오르는데 그친 것으로 지수가 기준선 100이하를 밑돌면서 여전히 소비자심리가 비관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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