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서 韓언급 피한 아베 "저출산 고령화 맞설것…北과 국교정상화"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8일 새해 시정연설에서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전(全) 세대형 사회보장 체제로의 전환, 일하는 방식 개혁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교·안보 측면에서는 북한과 국교정상화에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다만 초계기 위협비행 논란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한국에 대해서는 직접적 언급을 피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정기국회 개원일인 이날 국회에서 새해 시정연설을 통해 "저출산, 고령화, 격동하는 국제정세 등은 지금을 사는 우리가 맞서야 하는 문제"라며 국정전반의 주요 현안과 향후 기본정책 방향 등을 공개했다.
먼저 그는 '국난'으로 평가되는 저출산 고령화문제에 대해 '희망출산율 1.8명'을 달성할 수 있도록 유아교육 무상화, 보육사 처우개선, 고등교육 무상화 실현 등을 추진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평생현역사회 구현을 위해 70세까지 취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올 여름까지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에 옮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올해 10월 3~5세 유아교육 무상화 등을 시작으로 사회보장개혁을 추진한다. 관련 재원은 같은 달 10%로 인상되는 소비세 등에서 확보할 예정이다. 그는 "젊은이부터 노인까지 전 세대형 사회보장 체제로 전환하겠다"면서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경제 악영향을 막기 위한 대책 운용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경감세율 도입, 자동차·주택 감세 등을 통해 소비를 뒷받침하면서 국내총생산(GDP) 600조엔 시대를 향해 착실히 나아가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후생노동성의 잘못된 통계조사 등에 대해서는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향후 성장전략 측면에서는 "디플레이션 마인드는 불식하려한다"며 새로운 혁신 창출, 기업지배구조개혁 등에 방점을 찍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베 총리는 자유무역과 관련해 "큰 기로에 서있다"며 공정한 경제규칙을 확립해나가는 것이 사명이라고 호소했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유무역 기치를 내거는 한편, 데이터거래, 전자상거래(EC)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대에 발맞춘 공정한 규칙 제정을 주도하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그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유럽연합(EU)과의 경제연대협정(EPA)을 해외 진출 기회로 활용하겠다"며 "오는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시스템 발전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외교부문에서 정책방향을 밝히며 한국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시정연설에서는 당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추가조치를 요구하던 한국에 대해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반감을 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올해 시정연설은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근로자에 대한 배상 판결, 한국 구축함과 일본 초계기 간의 레이더 조사(照射) 및 저공 위협비행 논란 등으로 갈등의 골이 한층 더 깊어진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큼 아베 총리의 직간접적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관련 언급자체를 아예 피한 것이다. 중일관계에 대해 "중국과의 정상 왕래를 통해 새로운 단계로 격상시키자"고 강조하고 러일관계에서 신뢰구축을 통한 평화조약 체결의지를 내비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북한 문제를 언급하면서 "북한의 핵, 미사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 불신의 껍데기를 깨고,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 보며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행동하겠다"고 북일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는 것을 지향하겠다"며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도 긴밀히 연대해 나가겠다"고 한차례 한국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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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숙원으로 꼽히는 전쟁가능국가로의 전환을 위한 개헌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헌법은 국민의 이상을 담는 것이다. 다음 시대의 길잡이"라며 "국회 헌법심사회에서 각 당이 논의를 심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아베 총리는 연내 국민투표까지 마친 후 내년부터 개정헌법을 시행한다는 목표였지만 최근 국민여론 등을 감안해 한 발 뒤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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