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출신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두달째 임금 못 받은 연방 공무원들에게 "대출받아라" 권유
낸시 펠로시 "'케익 먹게 하라'는 태도 아니냐" 비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 정부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중지) 사태로 연방 공무원 80만명이 두달째 월급이 끊긴 가운데, 월가에서 '파산의 왕'으로 불렸던 억만장자 출신인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이 "왜 대출을 받지 않는 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프랑스 혁명 전야 마리 앙뜨와네트 왕비가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면 되지"라고 말해 군중들을 화나게 했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로스 장관은 이날 아침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주간 셧다운 사태로 임금을 받지 못한 연방공무원들이 왜 푸드 뱅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은행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제안했다.
그는 "은행이나 신용조합으로부터 받은 대출 상환 의무는 연방 정부에 의해 보증된다"며 "연방공무원들이 대출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으며, 금융기관들로부터 그런 종류의 대출 광고를 많이 봤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로스 장관의 발언은 즉시 강력한 반발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케익을 먹도록 해라'는 종류의 태도 아니냐"며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에게 돈을 요구하라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척 슈머 상원 원내 대표도 트위터에서 "비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현재 지난해 12월22일부터 미 정부 사상 최장인 34일째 이어진 셧다운 사태로 80만여명의 연방공무원들이 급여를 못 받게 되면서 신용카드 대금과 은행 이자, 주택 대출금 상환 등을 하지 못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해안경비대 등 연방공무원들이 워싱턴DC 등지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항의가 확산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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