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입학하자마자 CC(캠퍼스 내 연애) 금지 각서를 써야 했습니다. CC하다 걸리면 (성적은) 올 F 처리, 장학금을 뱉으라는 내용입니다. 뿐만 아니라 7시 40분이면 모든 학년 학생들이 일괄 의무로 등교해야 했고, 지각하면 운동장까지 돌게 했습니다.”
고발 글이 논란이 되자 해당학과 학회장은 “악습이라 생각되는 규칙들은 지난해 여름 재정립했고, 대부분 규칙들이 사라진 상태”라며 “건의 사항은 항시 받고 있으며, 건의가 있을 시 묵인하지 않고 수정해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어느 단체에서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사람들과 불평,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글에 선동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학회장 측의 해명 이후에도 제보가 추가로 나오면서, 해명 글에 대한 비난도 커지고 있다. 한 제보자는 “언젠가, 누군가 제보해주길 바랬는데…. 어제(12일) 올라온 글에 쓰인 규칙은 팩트(사실).”라며 “똥군기 때문에 상처 받은 산증인이 한둘이 아니고, 운동장 뺑뺑이 돌면서 ‘이러다 누구하나 죽는 건 아닐까, 그게 내가 되지 않을까’하면서 한 시간을 넘게 뛰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대학 내 소위 '똥군기'라 불리는 악습들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매년 관련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한 구인·구직 포털 사이트에서 전국 대학생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대학 군기 문화’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57.6%가 선배의 갑질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선배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응답자 가운데 해당 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관련 기관에 신고한 사람은 매우 적었다. 54%가 ‘참고 버텼다’고 했고, 동기들과 뭉쳐 해결했다는 의견은 15.7%, 관련 기관에 신고한 사람은 3.9%에 그쳤다.
학내 부조리함을 문제 삼을 수 있는 전담기구도 미비한 상황이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전국 237개 대학을 대상으로 인권센터 설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한 97개 대학 중 19개교만이 인권센터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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