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전후에 조기 발병하는 위암, 원인 찾았다

조기발병위암에 대한 진단 및 치료법 연구 확대 기대

분류된 4가지 유형의 주요 신호전달경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환자들에 대한 유전단백체 연구를 통해 조기발병 위암의 원인을 규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정통부)는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의 지원을 받은 고려대 유전단백체연구센터 이상원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협력연구결과는 암 연구 분야의 최상위 학술지인 '캔서 셀' 1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위암은 연간 7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암에 의한 사망의 원인으로는 폐암, 간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보통 30세 이전에는 거의 발병하지 않다가 연령대가 올라 갈수록 발병률이 상승해 주로 40~70대에 발병한다. 발병 시기가 40대 전후로 발병하는 위암을 조기발병 위암이라고 한다. 조기발병 위암 환자는 우리나라 전체 위암 환자의 약 15%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세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이 같이 젊은 사람에게 생기는 위암의 원인은 그간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다수의 국내 기초연구자들, 위암임상연구자들과 협력 연구를 통해 5년간 80명의 조기발병 위암 환자로부터 암조직과 주변 정상조직을 얻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으로 유전체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약 7000여개의 체세포 변이 유전자 중에서 조기발병 위암의 발병과 상관관계가 있는 변이 유전자(CDH1, ARID1A, RHOA)를 찾았고 이 유전자들이 조기발병 위암과 관련된 중요한 신호전달 경로에 관여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80명의 위암 환자 조직 유전자 분석결과 같은 위암 환자라도 각각 다른 치료반응을 나타내는 네 가지의 위암 유형으로 분류됨을 밝혀냈다. 이 네 종류의 위암 유형이 각각 다른 세포 신호전달 경로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해 보다 정밀하게 위암의 원인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최근 국내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그 발병 빈도가 증가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조기발병 위암에 대한 보다 정밀한 유전적 발병 원인을 규명했다"며 "향후 위암 환자의 정밀한 진단 및 개선된 치료방법 개발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를 암 연구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캔서 셀에 게재하는 성과를 거둠으로써, 암유전단백체연구의 세계적 우수성을 인정받게 됐으며 앞으로도 이 분야 국제협력연구 및 정밀의료연구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