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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링으로 살펴보는 ‘소고기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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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 소고기 등급제 개정 통해 ‘마블링 기준 완화’ 밝혀
마블링이 주요 기준인 한·미·일 소고기는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 보일까?

1++ 등급의 한우. 사진 = 아시아경제DB

1++ 등급의 한우. 사진 =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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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1993년 도입된 소고기 등급제의 대표 기준인 근내지방도(마블링)를 둘러싼 논란이 수년째 계속된 가운데 정부가 올해 말부터 마블링 함량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행 소고기 등급제는 육우를 마블링 함량에 따라 1++, 1+, 1, 2, 3 총 5등급으로 나눠왔다.
이에 축산농가에서는 마블링 함량을 높이기 위해 소에게 풀이 아닌 옥수수를 주원료로 하는 곡물 사료를 먹이기 시작했고, 등급 향상을 위해 사육 기간을 늘리면서 농가 부담이 커지자 등급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졌던 상황.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축산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근내지방(마블링) 외 육식, 지방색, 조직강 등 타 항목 기준을 강화해 마블링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마블링이 소고기 등급 기준 중 중요하게 평가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미국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등급 판정 기준은 어떨까?
한·미·일 소고기 품질 등급 비교(마블링 기준).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한·미·일 소고기 품질 등급 비교(마블링 기준).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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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와규(和牛)로 대표되는 축산선진국 일본의 경우 마블링이 가장 중요한 등급 평가 기준으로 작용된다. 마블링 함량에 따라 고기를 12등급으로 먼저 나눈 뒤 이를 5개로 그룹화시켜 최종 등급을 매긴다. 마블링 함량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와규의 나라답게 최상위 등급인 5등급 와규는 보기만 해도 풍부한 지방이 확연히 나타나는데, 마블링 함량이 31.7%가 넘어야 5등급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등급 평가 기준은 ‘지방색’이 없는 것을 제외하면 한국과 동일한 판정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광우병 파동의 여파로 생후 30~40개월 이상 된 소의 경우 마블링 함량이 많아도 최고등급에선 제외하고 있다. 미 농무부는 마블링 함량이 11% 이상일 때 최고등급인 프라임+를 매기는데, 등급의 순서는 프라임-초이스-셀렉트-스탠다드-커머셜 순이다.

한우는 어떨까? 현행 소고기 등급 평가에선 마블링 함량 17% 이상이어야 1++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때 결정된 예비등급은 이어지는 육색과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에서 결격 항목이 생길 경우 등급이 낮춰져 왔는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1++ 등급 기준이 17%에서 15.6%로, 1+ 등급도 13%에서 12.3%로 하향 조정됐다.

이번 정부 개정안의 배경에는 높아진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있다. 지난 2015년 국회 보건복지위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정부가 국민에게 성인병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지방을 많이 먹도록 권장하고, 소비자가 1++ 같은 지방 많은 소고기를 비싼 가격에 먹는 것은 모순”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또한, 이듬해인 2016년 국정감사에서는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이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축산농가 부담 또한 가중되는 만큼 국내산 조사료의 생산, 공급체계를 정비하고 마블링 위주의 소고기 등급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 발표에 축산농가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개량된 한우의 품질이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한우는 개량역사가 짧아 마블링 함량이 줄어들면 미국, 호주산 육우와 달리 육질이 질겨진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농림부는 개정안이 시행되는 오는 12월 이후 한우 농가의 경영비 절감액을 연간 1160억 원 규모로 예측했다. 농촌경제원의 분석에 따르면 1인당 한우소비량은 2017년 11.5kg에서 2018년 11.6kg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한우 사육 두수 역시 올해 3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증가한 287만5000마리로 전망되고 있어 한우의 가격 인하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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