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은 막자”…미·중 무역전쟁 ‘베이징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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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글로벌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양국간 협상이 7일 베이징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1일 양국 정상이 90일간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후 이뤄지는 첫 대면 협상이다.

미국측 협상팀은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끌며 그레그 다우드 USTR 농업부문 협상대표,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 길 캐플런 상무부 국제통상 담당 차관,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 담당 차관, 메리 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글로벌·아시아 경제 부문 국장이 참석한다. 이에 맞서 중국 측에서는 왕셔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을 중심으로 협상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재정부 등에서 부부장급이 대거 협상테이블에 나선다.

무역협상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 협상팀은 서로의 제안과 요구에 대한 사항들을 점검하고 실무단 차원에서의 양국 간 합의사항 이행 평가를 진행한다. 중국의 한 무역정책 담당 고문은 “차관급 회담이라는 점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서로의 제안과 요구사항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그동안의 합의내용 이행 여부를 평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협상단은 휴전이 시작된 후 중국이 합의사항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며 “지난해 말 중국은 정부의 산업보조금, 시장접근 장벽, 지적재산권 절도 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양국 협상 대표단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일 핵심 현안을 ▲ 지식재산권 ▲ 화웨이와 5G ▲ 중국제조 2025 ▲ 에너지 ▲ 농산물 수입 ▲ 자동차 관세 ▲ 은행 시장 개방 등 7가지로 정리했다. ‘불공정 무역 개선’을 요구하며 압박하는 미국의 ‘창’과 이를 막아내려는 중국의 ‘방패’가 팽팽히 맞서는 형국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관세로 확실히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중국이 합의를 이루기를 원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사평(社評)에서 “무역전쟁 종식은 중국만의 염원이 아니라 미국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라며 “미·중 모두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성공적인 무역협상 결과 도출에는 지난달 양국 정상이 합의했던 사안들에 대한 이행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차관급 회담인데다 휴전 종료까지 50일 남짓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이번 협상에서는 양국간 최종 합의 보다는 다음 협상이 이어질 수 있도록 대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신중한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이때문에 8일 차관급 협상이 끝나면 이달 중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워싱턴에서 만나 고위급 무역회담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오는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왕치산 중국 부주석이 만나 무역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