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대규모 자금조달 소식과 함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투자자의 이탈로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에 주가 희석 우려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close 증권정보 097950 KOSPI 현재가 220,000 전일대비 11,500 등락률 +5.52% 거래량 27,691 전일가 208,500 2026.05.14 09:43 기준 관련기사 CJ제일제당, 바이오 저점 지났지만 해외 식품 '변수'[클릭 e종목] CJ제일제당, 1Q 매출 4조271억원…전년比 4.3% 증가 11번가 ‘그랜드십일절’ 연다…삼성·LG·CJ 등 140개 브랜드 참여 주가는 7357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발표 직후 7% 이상 급락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KX홀딩스가 보유한 CJ대한통운 지분 약 20% 추가 취득이 목적인데, 비핵심 부문 지분 확대에 따른 주당 가치 희석 우려가 커지면서 40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이틀만에 주당 37만원선으로 주저앉았다.

증권사들도 주당 가치 희석과 투자심리 냉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내렸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45만원에서 42만원으로 내리면서 주식 수 증가와 대한통운 지분 확대에 따라 주당순이익이 7% 희석되는 한편 비핵심 부문 지분 확대로 투자심리가 당분간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신영증권은 이번 유상증자가 주당 가치 희석은 물론 지주사 도입 취지에서 다소 벗어난 결정이라며 목표주가를 50만원에서 47만원으로 낮췄다.


앞서 카카오는 글로벌 인수합병(M&A) 자금을 마련하겠다며 최대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해외자금 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 해외주식예탁증권(GDR)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고 내년 2월 약 754만주를 싱가포르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카카오 주가는 발표 직후 급락했다. 자금조달 계획 발표 후 첫 거래일인 18일 주가는 5.6% 하락한 13만4500원으로 밀렸다. 지난달 30일 이후 가장 낙폭이 컸다. 주당 가치가 11% 넘게 희석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외국인과 기관은 300억원 가까운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일부 증권사들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재가 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낮췄다. 미래에셋대우가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17만원으로 내린데 이어 케이프투자증권도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눈높이를 내렸다.


카카오에 이어 미래에셋대우도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는 소식에 전일 13% 이상 급락했다. 주당 1만원선을 견고하게 다지는 듯 했던 주가는 단숨에 9000원까지 하락했다. 주식가치 희석을 막기 위해 우선주 유상증자 방식을 선택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몰아주기 의혹으로 조사를 진행 중인 점이 투자심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공정위 조사로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 사업인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보류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반감됐다. 이번 자금조달이 마무리되면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어서 종합투자계좌(IMA) 업무가 가능한 자격조건을 갖추게 되지만, 반감된 기대감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가희석 효과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1만4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내리면서 "공정위 조사 진행으로 인한 발행어음 심사 중단과 앞으로 자사주 매각 등 자본 확충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발행어음 업무 인가 지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목표가를 1만4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내렸다.


삼성중공업은 단기 유동성 부족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여기에 매출감소, 인력구조조정 지연, 원가상승 등 고정비 부담이 가중돼 올해 4900억원, 내년 2400억원의 영업적자를 예상해 이후 주가는 40% 이상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주당 가치 희석과 단기 수익성 우려를 주가 급락 요인으로 꼽으면서 유상증자 진행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라시멘트에 인수된 아세아시멘트도 시가총액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주주우선공모에 나서면서 주가가 3.6%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이 인수과정에서 4100억원을 차입한 한라시멘트의 이자비용을 축소하는 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주당 가치 희석을 반영해 목표가를 19만원에서 17만2000원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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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지난 14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419억원을 조달하겠다고 공시한 유니슨은 이후 2거래일 만에 주가가 15% 가까이 하락했고 유상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시가총액의 절반이 넘는 263억원 자금조달 계획을 밝힌 에이엔피 역시 전일 17% 이상 급락했다. 2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한 시노펙스는 6% 이상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최근 상대적으로 주가가 견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당 가치 희석이 불가피한 만큼 신규 투자자의 경우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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