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코 묻은 돈도 뛰어든다
[아시아경제 김하균 기자]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 열풍에 코 묻은 돈도 가세하고 있다.
지난 10일, 비트코인의 새 하드포크 화폐로 예고됐던 ‘비트코인 플래티넘’이 한 고등학생의 사기극일 수 있다는 주장에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하드포크 시점에 비트코인을 갖고 있으면 새 화폐 ‘비트코인 플래티넘’을 적당량 배당해준다는 발표에 많은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던 가운데, 공식 트위터에 ‘누가 비트코인 사랬냐 숏 개꿀띠’라는 게시글에 이어 ‘스캠(속인수)코인 맞습니다. 500만원 벌려고 그랬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계정을 추적한 몇몇 네티즌은 그가 한국의 고등학생이라 확인했다고 알렸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거대해진 암호화폐 판에 고등학생까지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 지역 고교생 김모(18)군은 “학교 친구들이 암호화폐 채팅방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재미 삼아 하는경우가 많지만, 수익을 얻은 친구들은 더 큰 돈으로 투자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김군은 이어 “용돈을 그냥 놔두기 보다는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나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고등학생들의 투자 양상은 ‘투기’ 또는 ‘도박’에 가까웠다. 김 군은 “암호화폐 투자에 빠진 친구들 중에는 이전에 불법 스포츠 도박을 즐기던 친구들도 많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치밀한 분석에서 기반한 투자가 아닌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차별적으로 올라오는 정보를 주고받으며 투자를 하고 있었다.
대리 투자도 이뤄지고 있었다. 경남 지역 고교생 이모(18)군은 “친구가 암호화폐 투자로 큰 돈을 땄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속는 셈 치고 그 친구에게 소량의 돈을 맡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처럼 투기적으로 이뤄지는 투자는 급등락이 빈번한 암호화폐 시장 특성상 위험하다. 암호화폐의 대표 종목 비트코인은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 8일부터 3일간 40%가 급락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은 주식시장과 다르게 마감시간, 휴장일도 없어 하루종일 차트에 집중해야 해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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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암호화폐 투자가 퍼지는 것은 간단히 암호화폐 거래를 할 수 있는 높은 접근성 때문이다. 암호화폐 투자는 소수점으로도 가능한 만큼 학생들이 소액으로 시작하기에 부담이 적다. 또 주식 거래의 경우 미성년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가 최근까지 미성년자의 가입을 제한하지 않은 것도 유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투자를 막기 위해 국내 거래소들도 지난달 말부터 미성년자의 가입 또는 출금을 제한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인터넷에서는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소개하는 암호화폐 관련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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