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떠나는 '영원한 은행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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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은행연합회장(64)이 30일 퇴임식을 끝으로 금융권을 떠난다. 37년간 몸담았던 금융권을 뒤로하고 자유인의 신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가 영원히 금융권을 멀리할 것으로 보는 금융인들은 없다.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뿐 다시 금융권에 컴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 회장이 한시라도 금융을 놓고 살아 본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 입행 이후 37년간 금융권에만 몸담았다. 다른 곳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금융권 스타 최고경영인(CEO)으로 인지도가 높아 정치권에서도 줄기차게 러브콜이 있었지만 여의도쪽으론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하 회장은 "선친께서 정치쪽으로 절대 발을 들이지 말라고 하셨다"며 "내 길은 금융 뿐"이라고 말했다.


하 회장의 이같은 금융에 대한 열정은 그의 과거 이력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2001년 48세에 한미은행장에 선임돼 '최연소 은행장' 타이틀을 달았다. 이어 2004년 초대 한국씨티은행장에 선임된 이후, 2007년, 2010년, 2014년 까지 은행장과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을 맡았다. 무려 14년간 은행장으로 지냈다. '직업이 은행장'이란 별칭이 무색하지 않다.

그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의 숨은 공신이기도 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하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빛을 발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로버트 루빈 미국 재무부 장관을 연결시킨 장본인이다. 이 만남 직후 300억달러 규모의 한ㆍ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됐다.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둔 그는 여전히 바쁘다. 하 회장이 27, 29일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과 만나 산별교섭 안건을 조율하기 위한 대대표교섭을 한 것도 임기내에 해결점을 찾고 싶어서다.


하 회장은 "산별교섭은 금융권 난제인데, 임기내에 끝내야 한다"며 "후임자인 김태영 회장의 부담을 덜어드려야 하는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30일 퇴임식을 가진후 당분간 휴식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그는 2∼3개월 미국과 유럽 등 외국을 다니면서 그동안 친분을 맺어온 금융권 관계자 및 지인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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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하 회장은 "인생의 대부분을 '뱅커'로 지내왔다"며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역할이 주어진다면 더없는 영광"이라고 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하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경험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드보이(Old Boy)'라는 소리를 듣기엔 아직 젊다는 것이다. 금융허브 설계를 그에게 맡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온다. '이윤이 있는 곳에 글로벌 플레이어가 몰리고, 그래야 시장이 형성된다'는 평소 그의 지론을 염두에 둔 금융권의 목소리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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