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파리바게뜨 고용부 상대 가처분 소송 각하
12월5일까지 제빵사 전원 동의 '3자 합작사' 추진 못하면 530억 과태료
'즉시 항고' 결국 포기…'사면초가' SPC, 법에 호소


[달라지는 노동환경③]일주일내 '합작사' 제빵사 100% 동의 불가능…'법'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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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본사 소속이 되면 직접적인 관리·감독을 받게 돼 업무 종류와 업무량이 훨씬 늘어날 텐데 그것을 원하지 않습니다."-대구 지역 파리바게뜨 협력업체인 도원의 제빵사 700여명 중 80%인 500여명이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며 기자회견

"고용노동부의 제빵사 직접고용 지시로 가맹점의(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점주와 제빵사 간 관계도 나빠지고 있습니다. 1000여명의 가맹점주는 차라리 직접 빵을 굽겠다고 나서고 있을 만큼 절박한 상황입니다."-전체 가맹점주(3300여명)의 70%인 2368명의 '직접 고용' 반대 뜻의 탄원서 제출


"3자 합자회사를 통한 고용은 변칙적인 고용구조입니다. 파리바게뜨 본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합니다."- 민노총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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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의 가맹본부 SPC가 28일 법원이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 조치를 정지시켜달라는 파리바게뜨의 주장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법원의 결정과 관계 없이 3자 합작사 '해피파트너스'는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가맹점주와 제빵사들의 의견이 엇갈려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박성규 부장판사)는 파리바게뜨가 고용부를 상대로 "시정명령 효력을 중지해달라"고 낸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 고용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파리바게뜨가 고용부로부터 제빵사 5300여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에 '집행정지 신청'(가처분소송)과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 소송'(본안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파리바게뜨 제빵사를 고용하고 있는 협력업체가 낸 체불임금 관련 시정지시 취소 청구소송 집행정지 신청도 마찬가지로 각하했다.


파리바게뜨가 패소하면서 가맹본부 SPC는 다음달 5일까지 제빵사를 직고용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만약 시행하지 않으면 사법처리는 물론 인당 1000만원씩 530억원 상당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는 지난해 한 해 파리바게뜨가 거둔 영업이익(665억원)의 80%에 달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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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파리바게뜨는 직고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본사와 가맹점주, 협력업체들이 함께 설립한 3자 합자회사인 '해피파트너스'의 설립을 통한 제빵사 고용을 계속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고용부도 '직고용이 원칙'이라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지만, 합작사의 적절성 여부는 고용부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협력사라는 차선의 방법으로 제빵기사들의 고용을 보장하는데 대해 긍정적인 것. 본사의 직접 고용에 따른 사측 피해가 막대하고, 이해당사자의 직고용 반대 뜻도 밝혀 정부로서도 직고용만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고용부는 3자 합작사의 전제로 제빵사의 전체 동의를 꼽았다. 향후 본안소송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제빵사 모두가 3자 합작사에 동의하면 불법 파견 문제는 봉합될 수 있다는 의미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급여와 복리후생제도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제빵사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현재보다 급여를 13% 인상하고 명절 상여금을 본봉의 200%, 휴무일수를 월 8회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제빵사 3분의 2 정도가 설명회에 참석했고 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9월 고용부가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에 '제빵기사 5378명의 직접 고용'이라는 행정지시를 내린 뒤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 당사자들 간 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작업이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제빵사 직고용을 요구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학섬유노조 소속 파리바게뜨 지회 조합원은 700여명(민주노총 집계)에 달한다. 이들이 전체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많았지만, 결국 해피파트너스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민노총 조합원의 동의가 불가피한 상황.


이번 법원 결정에 대해 임종린 파리바게뜨 노조 지회장은 "불법 파견에 대한 증거를 많이 갖고 있는 만큼 법원이 각하 결정을 한 것은 당연하다"면서 "합작사는 지금처럼 협력사 구조와 전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본사는 또 다른 파견 업체를 만들기보다 직접 고용을 이행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혀 사실상 제빵사 전원 동의를 일주일내 받아 직고용 명령을 시행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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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SPC는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경우 이의신청과 본안소송 등 법에 호소하기로 결정했다. 파리바게뜨는 고용부가 530억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릴 경우 이를 납부하지 않고 법원에 과태료 처분 이의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회사와 대표이사에 대한 형사기소가 이어질 경우에 대해서도 별도 소송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SPC 관계자는 "고용부의 시정지시가 무리하다는 입장에는 변한이 없는 만큼 과태료 처분과 형사기소시 각각의 조치가 타당한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물어 제대로 된 법률적 판단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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