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자원이다. 최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아동수당 도입이 활발하게 논의 되고 있다.
이론적으로 아동수당은 아동이라는 연령 조건만을 고려해 양육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소득이 동일하더라도 자녀수에 따라 생계비 지출의 차이가 크다. 임금수준은 가족 수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동양육에 드는 비용을 전적으로 개별 가족에게만 부담지울 수 없다. 남의 아이라도 성장 후에는 납세나 경제 활동 등으로 우리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아동의 건강한 성장은 모두의 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외국에서는 1920년대부터 유럽 국가들이 아동수당 도입을 논의했고 1949년에는 영국, 핀란드,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을 포함해 27개국이, 현재는 92개국 이상이 아동수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출산율 1.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다. 올해 출생아 수도 역대 최저인 30만명대로 급락할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까지 아동수당을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아동수당은 아동의 생존권·발달권 보장이라는 기본권 충족뿐만 아니라 아동가구의 소득보장을 통해 출산율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 또한 아동이 없는 가구와 아동이 있는 가구의 경제적 격차를 줄여 소득분배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우리 국회에서는 내년도 아동수당 시행을 위한 법안과 예산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 대선에서 주요정당의 후보들이 모두 아동수당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물론 일부에서는 월 10만원 아동수당이 저출산에 얼마나 기여하겠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저출산 문제는 사회·경제·문화적 요인이 결합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느 하나의 단일 정책 도입만으로는 출산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동수당과 다른 양육부담 경감 정책이 어우러진다면 저출산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수당은 모든 아동의 고유한 생명권을 지키고, 아동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권리보장 차원에서 도입돼야 한다. 특히 아동이라는 인적자본을 육성하는 정책의 필요성에 비추어 볼 때 반드시 보편적 수당으로 지급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고소득층 자녀를 제외하고 차등지급하자고 한다. 하지만 OECD 국가에서도 대체로 보편적 지급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아동수당은 일반아동에 대한 보편적 사회투자 또는 기본적 권리보장으로 이해돼야 하며 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지원정책은 별도로 추진되고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득기준 적용 시, 소수 고소득층 제외를 위해 전체 아동가구가 소득·재산조사를 받아야 하는 막대한 국민적 불편 및 행정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첫 술에 배부르기는 어렵다. 아동수당은 우리나라 아동정책의 단단한 초석이 돼야 하므로 도입 단계에서는 모든 아동에게 균등하게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지급연령과 금액을 단계적 확대하거나, 소득에 따른 차등 지급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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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처음으로 도입될 아동수당 만큼은 부모 재산의 많고 적음을 따지지 말고 미래사회의 주역인 아동에 대한 양육을 사회가 책임지겠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모든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지원하는 것에서 저출산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전하는 지혜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할 시점이다.
이재완 충남사회복지사협회장(공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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