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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약 '미프진' 온라인서 수십만원 불법거래…위협받는 여성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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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고가로 유통되고 있는 경구용 자연유산유도약 '미프진(MIFEGYNE)'으로 추정되는 약물. 우리나라 형법은 낙태를 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미프진의 유통은 불법이다. 온라인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행위 또한 약사법 위반이다./사진=인터넷 갈무리

인터넷에서 고가로 유통되고 있는 경구용 자연유산유도약 '미프진(MIFEGYNE)'으로 추정되는 약물. 우리나라 형법은 낙태를 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미프진의 유통은 불법이다. 온라인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행위 또한 약사법 위반이다./사진=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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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청와대가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낙태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불붙고 있는 가운데,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 자연유산 유도약인 '미프진(MIFEGYNE)'이 의사 처방 없이 고가로 불법 유통되고 있어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980년대 프랑스에서 개발된 미프진은 성호르몬 중 하나인 프로게스테론의 기능을 차단해 유산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프진은 착상된 수정란을 자궁과 분리시키는 '미페프리스톤'과 자궁을 수축해 분리된 수정란을 자궁 밖으로 밀어내는 '미소프로스톨' 성분으로 구성돼있다.
미프진은 임신 초기 약물만으로 임신중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술보다 더 안전한 방법으로 여성들에게 선호되고 있다. 임신중단에는 기본적으로 부작용 등 위험이 따르긴 하나 이를 최소화한 방법이 미프진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형법은 낙태를 처벌하고 있으므로 내과적 유산을 위한 미프진 유통 또한 금지된다. 그러나 부실한 관리를 틈타 불법 유통이 성행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는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미프진 1회분을 30만~60만원선에서 판매하는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병원' '○○약국' 등의 이름을 내걸고 마치 병원이나 약국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인 것처럼 행세하지만 모두 불법이다. 미프진 유통이 불법임을 차치하더라도 약사법 제50조에 따라 온라인에서는 일반ㆍ전문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판매 사이트에 별도로 마련된 게시판에는 미프진 복용 후기가 익명으로 수천 건 올라와 있다. '미프진 덕분에 걱정했던 일이 잘 해결됐다' '자연유산 판정받고 글 쓴다'며 임신 중단 성공을 암시하는 글이 있는 반면 '실제 후기 맞느냐' '사기인지 의심된다'고 하는 등 의구심을 나타내는 제목의 글도 있었다.

온라인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경구용 자연유산유도약 '미프진(MIFEGYNE)'에 대한 사용후기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사진=인터넷 갈무리

온라인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경구용 자연유산유도약 '미프진(MIFEGYNE)'에 대한 사용후기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사진=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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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이같이 유통되는 미프진이 안전한지 여부다. 미프진 자체는 세계보건기구(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명시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승인한 바 있다. 현재 전세계 60여개 국가에서는 의사 처방에 따라 미프진을 처방받을 수 있다.

다만 인터넷에 유통되는 미프진은 정품이라는 보장이 없어 문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미프진은 성분이 함량대로 들어가 있는지,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보증할 수 없다"며 경고했다.

정품이라 하더라도 미프진 또한 약물이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은 상존한다. 이충훈 대한산부인과협회 회장은 "미프진의 FDA 승인은 '판매'에 대한 것이지 안전을 담보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복용 후 구토ㆍ발열ㆍ출혈ㆍ감염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유산이 불완전하게 일어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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