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집트 테러 계기로 ‘이슬람 反테러 동맹’ 박차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집트에서 발생한 테러에 맞서 이슬람 반테러 동맹(IMCTC)이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맞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IMCTC 역할론이 이란과의 갈등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IMCTC회의에서 빈살만 왕세자는 "오늘 우리는 테러리즘에 대한 추적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많은 나라, 특히 이슬람 국가에서 테러리즘이 패배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구상에서 테러가 사라질 때까지 반테러리즘을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빈살만 왕세자는 "극단주의자 테러리즘은 무고한 우리들의 시민을 죽이고 미움을 전파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용의 종교인 이슬람의 명판마저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IMCTC회의에 앞서 24일(현지시간) 이집트 동부 시나이반도에 있는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 수피교 모스크에서 테러가 발생한 최소한 305명이 목숨을 잃었다. IMCTC는 이집트 테러와 관련해 적극적인 해법을 내놓지는 않았다.

IMCTC는 회원국 간의 군사 지원과 요청을 할 수 있을뿐더러 재정 지원, 무기와 훈련 지원도 포함하고 있다. 41개 이슬람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모이는 이번 회의에서 빈살만 왕세자는 국방장관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는 카타르를 제외한 40개국이 참여했다.

하지만 IMCTC가 일종의 이슬람의 한 종파인 수니파 회원국의 군사 동맹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 패권을 두고 경쟁 중인 이란의 경우 시아파다. 이 때문에 IMCTC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란과의 대결국면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시각을 의식한 듯 압둘라 살레흐 IMCTC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종교 분파나, 종교, 인종이 아니라 테러리즘이 우리의 적이다"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