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朴 정통성 영향, 윤석열 팀 교체" 靑 건의…수사 와해 시도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박근혜정부 국가정보원이 2012년 대선 등 댓글 정치공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2013년 수사를 방해하려는 선을 넘어 아예 수사 인력을 교체해 수사팀을 와해시키려는 시도를 청와대를 상대로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원은 특히 자신들의 댓글 공작에 대한 수사가 박근혜정부의 정통성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힘을 써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최근 현 국정원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로부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옛 국정원의 대응 문건들을 전달받아 조사하고 있다.
국정원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에 보고한 문건을 통해 윤석열 현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끌었던 국정원 댓글공작 특별수사팀의 인적 구성을 문제삼고 수사팀 인력을 대거 교체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균형적 정무감각이 부족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의 특수통 검사들이 수사팀에 포진해 수사를 하고 있고 이에 따라 박근혜정부의 정통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들이 수사를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검사들에 대해선 대학생 때 학생운동 전력이나 출신 지역까지 거론하면서 교체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건은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으로 파견돼 일하던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이 포함된 '현안 TF'가 만들어 청와대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것이 '현안 TF'가 주도했다는 수사방해 의혹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라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위장 사무실을 만들고 여기에 가짜 업무서류를 비치하는 한편 국정원 직원들에게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시킨 혐의 등으로 '현안 TF' 관련자들을 구속해 수사중이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특수활동비 뇌물상납 사건으로 구속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을 상대로 수사방해 의혹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하며 전체 수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당시 윤석열 지검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검찰 윗선의 외압을 폭로한 뒤 '항명검사'로 찍혀 한직을 돌다가 문재인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수사 일선에 복귀했다.
그는 원세훈 전 원장 시절 국정원이 댓글 외에 5만여 차례에 걸쳐 트위터에서도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한 글을 게시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상부 불허를 우려해 윗선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 3명을 체포하고 원 전 원장 등을 추가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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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윤 지검장은 수사에서 전격 배제됐고 수사팀장은 공안통인 이정회 현 대검 과학수사기획관(검사장급)으로 교체됐다. 당시 검찰을 이끌며 윤 지검장에게 힘을 실어주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갑자기 불거진 '혼외자 논란'으로 옷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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