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브렉시트 이후, '금융중심지' 런던 위상 저하될 것"
"금융서비스 총부가가치 최대 17% 줄어들 것"
영국내 금융사, 업무·인력 재배치 움직임…유럽 금융산업 위축 우려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금융중심지로서 런던의 위상이 약화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영국 소재 금융회사들은 유럽연합(EU) 내 주요도시로 재배치 계획을 내놓으면서 향후 유럽금융시장의 효율성이 저해될 소지가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한은 런던사무소가 26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브렉시트 협상의 진행 현황 및 주요쟁점'에 따르면 영국은 브렉시트 후 EU내 타 지역으로의 금융업무·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컨설팅 회사인 올리버 와이만(Oliver Wyman)은 영국이 EU시장에 대한 금융서비스 접근 권한을 완전히 상실할 경우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매년 총부가가치(GVA)가 최대 200억 파운드(17%) 줄어들 걸로 예상했다. 조세수입은 100억 파운드(16%), 고용은 7만5000명(7%)까지 감소할 걸로 추정됐다.
영국 소재 금융회사들은 올들어 업무·인력을 EU지역 내 주요 도시로 재배치하는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내놨다. 도이치뱅크(Deutsche Bank)의 경우 영국내 재직직원의 44.4%를 EU지역으로 재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영국내 유럽본사를 두고 있는 20여개 글로벌 보험사들은 EU지역에 신규로 법인설립 인가를 내거나 지점의 규제관할 변경을 신청했다.
이밖에 고용효과가 큰 금융서비스 지원부문도 브렉시트 결정 이후 동구권 국가로 이전하는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3만명의 고용이전이 발생할 걸로 내다봤다.
사무소 측은 "브렉시트 후 영국이 EU금융시장에의 자유로운 접근 권한이 상실 혹은 제한된다면 EU지역으로의 업무·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유럽내 금융산업이 위축되면서 뉴욕, 홍콩 등 여타 국제금융센터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국 금융산업이 타격을 받는다해도 다른 유럽 도시들이 런던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언급됐다. 영어 사용, 시장친화적 규제환경, 금융 인프라 등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또 영국에 집중됐던 금융중개기능이 분산되면 거래비용이 늘고 유동성은 줄어 유럽금융시장의 효율성이 저하될 수도 있다. 이같은 이유로 비(非) 유럽계 금융사 중 유럽총괄본부를 이전하겠다고 밝힌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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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브렉시트와 관련된 세 가지 협정인 EU탈퇴 협정, 새로운 통상관계 협정, 과도기간 협정 중 EU탈퇴 협정만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큰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영국과 EU가 EU분담금 정산, 자국민 법적 지위 문제 등 핵심 이슈에 대해 견해를 좁히지 못하면서다. 한은은 이처럼 더딘 협상진행을 고려해 자동탈퇴시점인 2019년 3월29일 전에 EU탈퇴·과도기간 협정을 우선 체결하고 2~3년의 과도기간 중 새로운 통상관계 협정을 체결할 걸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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