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법부터 본질까지 5개 목차 분석
모두의 고민거리이자 평생의 숙제
결국은 본인 문제, 해결법은 스스로부터
'엉망진창 결과물이라도 일단 도전하라'
심리적 환경·해결법 등도 함께 제시
'게으른 나'와 '꾸짖는 나' 협력 통해 탈출


'게으른 사람들의 심리학' 표지사진.

'게으른 사람들의 심리학' 표지사진.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게으름. 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태도나 버릇을 일컫는다. 우리는 종종 영문조차 모른 채 게으름의 노예가 된다. 천천히 일상을 음미하는 '슬로 라이프(Slow Life)'가 대세라지만 그 섬세한 차이를 일상에서 구현할 줄 안다면 당신은 이미 숙련된 일꾼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왜 게으름을 피우는지 모르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 이유를 생각하는 것조차 마뜩잖아하는 모습이 게으름과 찰떡궁합이다. 게으름에 묻어가면서도 한 번도 진지하게 고찰하지 않던 이들에게 심리학 작가 허용회는 '게으름의 비밀' 지도를 보여주며 탈출구를 일러준다.

신간 '게으른 사람들의 심리학'은 게으름의 기원과 의미를 살펴보고, 게으름의 모양과 맛, 형태에 대해 꼼꼼하게 짚은 책이다. 저자는 서론에서 "미루는 습관은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고 선언함으로써 우리의 귀가 솔깃하게 한다. 누군가는 '그래, 의지 부족은 아니었어. 다 상황 때문이었지'라고 생각하며 안도감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저자는 "게으름은 우리 모두의 고민거리이자 평생을 고민해야 할 숙제 같은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게으름을 경멸하며 스스로의 나태함에 채찍질하는 부지런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왜 게으름을 자신의 문제로 치부하며 끊임없는 채찍질을 반복할까"라고 묻는다. 이어 "아마도 게으름을 부리고 있는 스스로의 심리 상태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아서일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그는 스스로에게 지나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그만두고, 게으름과 정면으로 마주 보고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게으름과 사투하는 심리를 분석한 설계도로 이 미로를 탈출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직장인과 학생 등 누구나 게으름을 호소하지만 그 안에 담긴 사연은 제각각이다. 게으름으로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역시 사람마다 다르고, 게으름으로 어떤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각자 다른 대답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결국 게으름은 본질적으로 나 자신만의 문제"라면서 "내가 가진 게으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게으름 극복도 스스로의 손으로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타이른다.


목차의 제목은 다섯 개다. 1장 '게으름의 비밀'에서 게으름의 기원과 특성을 알아보고, 게으름을 해결하기 위한 심리적ㆍ환경적 요인과 행동 솔루션을 제공한다. 2장 '일이 어렵고, 재미가 없어요'에서는 몰입과 상상력, 보상의 심리학을 통해 게으름 통제 비법을 공유한다.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우리가 종종 경험하는 황홀경, 무아지경과 같은 상태에 관심을 가졌다. 우리가 어떤 일에 대하여 몰입 상태에 빠져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몰입 경험을 하는 데 필요한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일의 난이도 그리고 나의 능력이 그것이다."(55쪽)


칙센트미하이의 연구에 따르면 일의 난이도가 낮은 반면 그 일을 수행하기 위한 본인의 능력이 뛰어나다면 당사자는 지루함을 경험하게 된다. 일이 너무 쉽고 만만하니 굳이 지금 당장 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지고, 결국 일을 미루기로 작심한다. 이와 반대로 일의 난도가 높은 반면 그 일을 수행하기 위한 자신의 능력이 턱없이 낮은 상황에서는 우리는 불안을 느낀다. 능력은 부족한데 해야 할 일이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면서 일의 시작을 주저하는 것이다.


3장 '우리는 왜 게으름을 피우는가'에서는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 '잘해야 한다'라는 완벽에 대한 강박, '내 능력으로 될까'라는 자기 불신, '이까짓 것, 금방 끝낼 수 있어'라는 나르시시즘 등 게으름이 똬리를 틀기 좋은 심리적 환경을 지적한다. 완벽주의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하는 게으름주의자들에게 저자는 "엉망진창인 결과물이라도 일단 만들어라. 그리고 차근차근 다듬으면서 완성도를 더하라"라면서 "모자이크식 일 처리 기법의 핵심은 일필휘지의 환상을 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4장 'B=f(P/E)'로 넘어가면 구체적인 행동 요령이 제시된다. B=f(P/E)는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이 제안한, 인간의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에 대한 공식이다. 인간의 행동(Behavior)이란 개인적 요인(Personality)과 그 개인을 둘러싼 환경적 요인(Environment) 간의 함수로 설명된다. 즉 인간은 전적으로 개인 내적 요인에 의해서만 혹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저자는 동료 등 인간관계와 시간, 그간 쌓아온 성공의 경험을 다루는 방식에 따라 게으름의 양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


"우리가 낮잠이나 TV, 유튜브 시청, 군것질 등 목표 달성에 방해되는, 그러나 지금 당장 나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보상을 포기하고 미래의 목표 추구를 위해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는 시간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영향을 미친다. (…)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가운데 어느 시점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할 것인가?"(204쪽)

AD

마지막 장 '게으름은 과연 나쁜가?'에 이르면 게으름의 본질을 다시 논한다. 저자는 "게으름의 문제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아는 둘이다. 게으름을 부리는 나(A)와 그런 나(A)를 꾸짖는 나(B)가 있다"면서 "나(A)와 나(B)는 협력해나가야만 하는 관계이며, 나(B)가 나(A)를 이해해주고 배려하는 태도로 대할 때 게으름도 극복할 수 있다"고 당부한다. 스스로의 나태함을 노자(老子)의 '무위자연(無爲自然ㆍ순리에 따른 삶)'에 빗대고 싶었다면 환상을 깨야 한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냉수 한 사발을 들이켠 것처럼 몸과 마음이 현실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게으름을 안 뒤에는 더 이상 무섭지 않을 것이다.


저자 허용회는 서강대 심리학과 졸업 후 고려대 심리학과 대학원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카카오 브런치의 인기 심리학 작가로 활동 중인 그는 심리학과 관련된 다양한 강연과 워크숍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당신은 심리학에 속았다' 등을 썼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