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8번의 ‘옥에 티’…역대 출제 오류 사례와 이의신청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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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하균 기자] 학생 한 명의 12년 피땀이 단 하루 만에 평가되는 전국대학수학능력시험은 버스, 지하철 배차 간격부터 비행기 이착륙까지 조정될 정도로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는 국가적 행사다. 그런 만큼 출제에 있어서도 교육계 인사 700여명이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합숙장소에서 사실상 ‘감금생활’을 이어가며 문제를 두고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제 오류에 관한 시비는 꾸준히 있어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5년의 수능 역사에서 오류를 인정하고 복수 정답 처리한 사례는 8차례 발생했다.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17번 문제/사진=평가원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17번 문제/사진=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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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역사상 최초의 출제오류는 2004학년도 수능 언어영역에서 나왔다. 당시 17번 문제는 시인 백석의 작품 ‘고향’에서 ‘의원’과 유사한 용도로 쓰인 것을 보기 중 골라야 했다. 기존 평가원의 입장은 ③미궁의 문 으로 ‘고향’에서 의원을 통해 화자가 고향을 떠올리는 것이 테세우스가 미궁의 문을 통해 미궁에 들어가 미궁 속 이야기를 경험하게 되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많은 수험생들이 ⑤실을 정답으로 꼽았고, 서울대학교 불문과 최권행 교수가 이의를 제기하고 행정소송이 거론되는 등 논란이 커지자 평가원은 출제 교수진 7명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 결과 4명만 ③미궁의 문이 정답이라는 의견을 말해 두 보기 모두 정답 처리했다.

2008학년도 수능에서는 과학탐구영역 물리Ⅱ에서 복수정답 사태가 발생했다. 논란이 된 11번 문제는 이상기체의 상태 변화에 관해 물었다. 당시 보기 중 ㄴ. 을 참인 것으로 판단해야 평가원이 말한 정답을 고를 수 있었는데, 문제의 이상기체가 단원자라는 조건이 있어야만 ㄴ. 이 성립했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2원자 분자 설명이 없고 단원자 분자만 다루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학고용 특수교과서 '고급물리'에 2원자 분자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복수 정답으로 처리가 됐다. 그 결과 물리Ⅱ응시자 1000명의 등급이 바뀌었는데, 그해 수능은 등급제를 도입해 이 한 문제가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돼 결국 당시 정강정 평가원장이 사과문을 올리고 사퇴하며 일이 마무리됐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영역 세계지리 8번 문제/사진=평가원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영역 세계지리 8번 문제/사진=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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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문제가 사실과 달라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4년 수능 세계지리 영역에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권(NAFTA)와 유럽연합(EU)의 총 생산을 묻는 문제가 있었는데, EU의 생산이 NAFTA보다 더 크다고 말하는 보기 ㄷ.을 평가원은 참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NAFTA가 2010년 이후로 EU의 총생산을 추월한 상태였다. 평가원은 교과서에 명시된 대로 ㄷ.이 참이라고 주장했지만 2014년, 서울고등법원이 문제 오류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판결로 인해 시험 종료 1년 후에 출제오류가 인정되는 이례적 사태로, 피해를 입은 수험생들의 보상 방법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앞서 2010학년도 수능 지구과학Ⅰ에서도 비슷한 오류가 발생했다. 19번 문제는 그해 실제 있었던 일식 현상을 다뤘다. 해당 문제가 의도했던 바는 개기일식대에 가까운 위치일수록 일식을 오래 관측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근거해 답을 고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 일식은 관측 시간에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문제가 요구한 답과 다른 현상이 관측됐다. 결국 이 문제도 복수정답 처리가 된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 영역 25번 문제/사진=평가원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 영역 25번 문제/사진=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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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학년도 수능에서는 두 문제에서 출제오류가 확인됐다. 외국어 영역 25번 문제는 지문을 읽고 도표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보기를 골라야 했는데, 2%가 20%로 상승했다는 설명을 18% 상승했다고 표현해 논란이 됐다.(Compared to 2006, 2012 recorded an eighteen percent increase in th ecategory of cell phone numbers)2%가 20%가 된 것은 18%p 상승했다고 해야 하며 2%가 18% 증가했다면 2.36%가 된다. 또 다른 오류는 생명과학Ⅱ 8번 문제서 발생했는데, 논란이 된 보기를 두 가지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받아 들여져 외국어 영역 25번 문제에 이어 복수 정답 처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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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 2017학년도 수능에서는 복수 정답과 전원 정답이 함께 발생했다. 한국사 영역에서는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이 대한매일신문에 게재 됐었느냐를 두고 의견이 갈렸는데, 기존 정답과 다르게 영문 번역판이 실렸던 것이 확인돼 평가원은 둘 다 정답으로 인정했다. 물리Ⅱ에서는 2008학년도 물리Ⅱ 논란과 마찬가지로 문제를 풀기 위한 조건이 생략돼 기존 답이 바뀌었다. 하지만 옳은 내용만 모아 놓은 답이 선택지 중 없어, 전원 정답 처리로 마무리됐다.


한편, 이와 같이 수능 문제에 대해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수능 당일부터 일정 기간 동안 열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이의신청 게시판을 이용하면 된다.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경우, 11월23일 당일부터 11월27일 월요일 오후 6시까지 5일간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평가원은 접수된 건에 한해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심사를 거쳐 같은 날 저녁 5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김하균 기자 lam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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