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록스의 종말]원화강세에 기업 수익성 하락…해외투자 환손실 우려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골디록스 경제의 지축을 흔드는 진앙지는 급격한 원화 강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원화 강세는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 가장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고 7조원을 넘어선 해외투자자산의 환손실 우려까지 나온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오전 9시40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2.3원 하락한 1095.20원에 거래됐다. 전거래일인 지난 17일 연중 최저치인 1097.5원에 마감했던 원ㆍ달러 환율은 정부의 구두개입에도 이날 개장 직후 재차 하락세를 이어나갔다.
원ㆍ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0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29일(1098.8원) 이후 1년2개월 만이기도 하다.
원화 강세는 한국경제의 튼튼한 체력을 방증하는 것일 수 있지만 문제는 속도다. 원화강세는 10월 이후 급속도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지난 추석 연휴 이후 원ㆍ달러 환율은 40원 가량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도 원화는 미국 달러화보다 1.7% 절상됐다. 같은 기간 일본 엔화가 0.27%, 유로화는 1.14% 오른 것과 비교해도 유독 강세를 보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 기업들이 일정부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원ㆍ달러 환율 1100원 붕괴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기준 균형 환율이 1183.9원이지만 11월 평균 환율은 1116.0원으로 한국 경제가 대내외에서 경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보다 원화 가치가 5.7% 고평가됐다"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상승분 가운데 수출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비율은 19%에 불과하고 나머지 81%는 수출기업 손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런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환율 하락(원화강세)에 따라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 변동으로 경쟁국 대비 수출가격경쟁력이 약화돼 수출이 감소하면 경제성장도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원화 강세는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원화 채산성을 나쁘게 해 실적에 부담을 주는 부정적인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급증한 가운데 원화 강세로 인한 환손실 우려도 크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규모는 64억5000만달러(약 7조800억원)로 2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주로 해외채권과 주식 등에 투자가 집중됐다.
올해 국내 증권사들이 4조원을 넘게 판매한 브라질 채권의 경우 원화 강세에 따른 환손실로 최근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브라질 관련 상품의 경우 이같은 우려로 이달 들어 자금 유출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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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신용등급 기업 대출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인 뱅크론펀드의 경우에도 환헤지를 하지 않은 상품의 경우 투자수익이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밖에도 달러를 활용한 예금과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등 연초부터 많이 팔렸던 달러 연계 금융상품들도 환손실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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