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골목상권 지키기 '올인'한 공정위 예산
[세종=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국회가 6일부터 본격적인 예산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재벌개혁과 골목상권 지키기에 역점을 둔 내년 공정거래위원회 예산이 원안대로 통과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내년 공정위 소관 세출예산안은 1194억4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3억8600만원(6.6%) 증가했다. 올해 예산안 증가폭이 1.9%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세 배가 넘는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한 재벌개혁과 유통분야 갑질 개선 분야의 예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 내년 예산안의 주요 증액사업을 살펴보면 사익편취 행태개선ㆍ대리점분야 행태개선 사업이 포함된 '독과점시장 감시체계 운영 사업' 예산이 14억9300만원으로 올해 추경안 대비 30% 증가했다.
특히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규정이 준수되고 있는지 감시ㆍ조사하기 위한 사익편취 행태개선 사업의 경우, 올해까지만 해도 배정된 예산이 없었지만 내년부터 신규 내역사업으로 1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1억원의 예산 중 절반은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실태를 사전에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부당내부거래가 의심되는 사건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편성됐다.
재벌개혁을 앞장서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집단국의 인건비성 경비도 총액인건비성ㆍ비총액인건비성을 총괄해 1억6000만원가량 늘렸다. 공정위는 지난해 정원을 60명 늘리며 조직 덩치를 불렸는데, 이 중 상당부분이 기업집단국이다.
과거 '재벌 저승사자'로 불렸던 조사국을 전신으로 하는 기업집단국은 대기업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지난 2일 5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업집단국이 향후 공익재단 전수조사, 지주회사 수익구조 점검에 나설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기업집단국을 활용하기도 했다.
또 신고사건을 도맡는 서울사무소의 비총액인건비성 기본경비도 올해 대비 52% 증가한 23억6000만원으로 증가했다.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김상조 효과'를 기대하고 민원성 신고가 폭주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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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년보다 증가율이 3배 높은 이번 예산안이 국회 심의 과정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6일 예산결산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는 공정위 예산보다 김 위원장의 '실언'이 도마에 올랐다. 그가 지난 2일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에 다소 늦게 도착하며 '재벌들을 혼내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김 위원장은 "공식 회의를 끝내고 가볍게 던진 말"이었다며 "오해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달 진행되는 예산 국회에서는 7일 종합정책질의가 끝나면 8∼9일에는 경제부처, 10∼13일에는 비경제부처를 중심으로 부별심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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