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지원시스템 '처음학교로' 끝내 반쪽 출발…사립 측 불참 더 늘어
오늘 원아 모집 시작… 전국 사립유치원 중 2.7%만 참여
주말 새 참여 철회한 사립유치원도 4곳
국공립은 온라인, 사립은 오프라인 지원해야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올해 전국으로 확대 적용된 유치원 온라인 지원시스템 '처음학교로'가 '반쪽 출발'에 그쳤다. 원아 모집이 실시됐는데도 전체 유치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사립유치원은 불과 2.7%만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려는 학부모들은 국ㆍ공립은 온라인으로, 사립은 오프라인으로 각각 지원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6일 유치원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유치원 원아 모집이 시즌이 시작됐지만, 사립유치원 대부분이 지난 1일 전국으로 확대해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날 현재 처음학교로에 참여한 사립유치원은 116곳에 불과하다. 전국 4282개 사립유치원의 2.7% 수준이다. 4747개 국ㆍ공립유치원이 100% 참여한 것과 대조적이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신청ㆍ추첨ㆍ등록을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서울ㆍ충북ㆍ세종에서 시범운영을 한 뒤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교육당국은 주말에도 사립유치원들이 참여신청을 받기도 했지만, 사립유치원들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지난 3일까지 참여 사립유치원 수는 120곳이었지만 주말 새 4곳이 취소하기도 했다.
사립유치원들은 학무모들이 처음학교로를 통해 자유롭게 온라인으로 지역에 관계없이(세종특별자치시 제외) 유치원에 지원할 경우 국공립유치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 강화돼 사립유치원들이 고사(枯死)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립유치원 약 4000곳이 가입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이희석 부이사장은 "처음학교로는 사립유치원 측과 논의 없이 국ㆍ공립유치원 위주로 시작된 정책"이라며 "전국적으로 많은 사립유치원이 미달인 상황에서 굳이 이 같은 시스템을 마련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의 한 사립유치원장 윤모씨는 "처음학교로를 통해 경쟁률이 공개되면 미달된 사립유치원들에게 '안 좋은 유치원'이라는 딱지가 붙여지고, 유치원 서열화를 조장할 것"이라며 "일부 인기 사립유치원을 제외하고는 고사(枯死)할 수 있는 조치"라고 털어놨다.
교육계에서는 사립유치원 불참의 속내가 정치적인 이유에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이번 불참은 사립유치원들이 지난 9월 총파업을 예고하며 비롯된 해프닝과 같은 맥락"이라며 "국ㆍ공립유치원과 동일한 수준의 정부 지원과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9월 사립유치원들은 누리과정 지원금 확대, 국ㆍ공립유치원 40%까지 확대 정책 반대,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 중단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유치원 지정 취소 등을 내세우며 강경대응하자 결국 파업을 철회했다.
한편 현장 학부모들은 처음학교로의 반쪽 출발로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에 따로 지원해야 하는 상황을 겪게 됐다. 경기도 수원시의 한 학부모 윤 모(34)는 "각 유치원마다 지원서를 내러 돌아다니는 일만 줄어도 크게 수고가 덜었는데 사립유치원은 참여를 안 해 아쉽다"라며 "처음학교로를 통해 우선 국공립유치원만 모두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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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특수 교육대상자, 국가유공자 등 우선 모집 대상자 원서접수는 오는 10일까지다. 일반모집 원서접수는 오는 22~27일 동안 진행된다. 한 아이 당 유치원 3곳(재학생은 2곳)까지 지원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시스템적인 요구사항은 최대한 빨리 반영하는 한편 다른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논의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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