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장관 임명을 둘러싼 중소벤처기업부의 '악몽'이 재현될 분위기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 후보자까지 낙마할 경우 새 정부의 '바른 경제' 국정과제 추진에 심각한 문제가 예상된다. '정치인' 출신인 홍 후보자가 재산증식 '부의 대물림' 논란에 향후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주목된다.
홍 후보자는 지난 23일 청와대로부터 지명된 이후 재산 불법 증여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명 때만 해도 벤처ㆍ중소기업계로부터 '선순환 벤처창업 생태계 구축에 앞장 설 적임자'로 평가받던 그는 '고액증여ㆍ학벌주의' 논란 등으로 거센 비난을 받는 중이다.
홍 후보자는 아내와 딸 등 가족 모두가 장모로부터 고액 증여를 받는 과정에서 '불법'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중학생 딸에 대한 증여 부분이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다. '2013∼2016년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홍 후보자의 중학생 딸은 초등학생이던 2015년 외할머니로부터 서울 중구 충무로5가의 상가 지분 4분의 1(당시 공시가격 8억6500만원)을 증여받았다.
또 홍 후보자와 아내도 아파트와 상가를 물려받았고 이 과정에서 가족 간에 수상한 거래와 불법 증여 의혹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홍 후보자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 자녀에 대한 장모님의 증여문제로 많은 분들의 우려가 있다"며 "절차에 따라 증여세를 정상적으로 모두 납부 후 우리 딸 아이가 증여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 비추어 과도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청문회장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그가 쓴 공부법 소개 책 때문에 학벌주의에 대한 지적도 받고 있다. 1998년 경원대학교(현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재직 시절 쓴 책 <삼수ㆍ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에 나온 내용이 논란이 됐다. 그는 이 책에서 '행복은 성적순'이라며 서울대 등 명문대에 진학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비명문대 출신을 비하하는 듯한 글을 담았다.
홍 후보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연구소장, 19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후보 캠프에서 정책본부장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도 맡아 활동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평소 '반(反)재벌', '경제민주화' 이미지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이에 반하는 듯한 모습 때문에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다음 달 10일 국회에서 중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홍 후보자가 지명될 당시만 해도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에서로 인사청문회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였다"며 "하지만 중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같은 논란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 추궁과 홍 후보자의 해명이 크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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