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론 '경제훈풍' 안으론 '첩첩산중'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1.4%를 기록한데 이어 미국도 2분기 연속 3%대의 성장을 이어가면서 한국 경제가 부진의 늪을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점진적인 회복이 반도체 경기 호조와 수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가계부채 등 구조적 문제를 큰 충격 없이 풀어내야 하고,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가져올 부작용에도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계경제 훈풍 덕 톡톡=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많아진 것은 무엇보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조금씩 걷히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미국 경제는 지난 3분기 3.0%의 성장률을 기록해 2분기(3.1%)에 이어 3%대 성장에 성공했다. 이는 허리케인 피해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예상치 2.7%를 뛰어넘은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세제·규제개혁 효과가 가시화될 경우 성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 27일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우 연평균 2%대의 성장률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부양 효과가 가시화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치인 3%대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럽 경제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31일 발표할 예정인 유로존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2분기(0.6%)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한국은 지난 3분기 수출이 6.1% 늘어나면서 1.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화학제품, 자동차 등 수출 증가에 따른 2011년 1분기(6.4%)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성장률에 대한 순수출 기여도는 0.9%포인트에 이르렀다. 여기에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으로 정부소비가 2.3% 늘었고, 건설투자도 1.5% 많아졌다.
한국은행은 "3분기와 비슷한 추세를 유지한다면 3.2%까지 올라갈 수 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0%로 상향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6%, 내년 3.7%로 제시했다. 지난 7월 전망치에 비해 각각 0.1%포인트 높인 것이다. 특히 유럽과 일본, 중국, 러시아가 강한 회복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文정책의 그늘 보완해야= 한국 경제를 둘러싼 경제여건은 올해 상반기에 비해 나아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안보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았고,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도 해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불안요인은 여전히 잠재돼 있다. 수요 확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아직 효과를 따지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내년 이후에야 고용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재정건전성을 악화시켜 국민 세금 부담을 늘리게 된다.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올해 안에 한은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인데다 내년에도 추가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가계부채가 1400조원에 달하고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맞물려 부동산시장을 냉각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한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이 기업에 부담을 줘 당초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당정은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을 다음달 국회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거 공급확대 일변도에서 벗어나 수요를 확대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만 한 쪽에 매몰돼서는 곤란하다"면서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게 되면 경쟁력 저하, 고용 축소 등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