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기 접어든 주택시장…다주택자 '요지부동'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고강도 8·2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관망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내달 나올 예정인 주거복지 로드맵 이후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는 다주택자들이 살지 않는 집을 팔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안정세에 접어들길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의 예상은 다르다. 정부가 어떤 규제 정책을 들고나오든지 간에 상당수 다주택자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버티기만 할 것이란 관측이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동향지수는 지난달 38.1로 2014년 8월(37.4)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0~200 사이로 산정되는 매매거래동향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거래가 한산하고 높아질수록 거래가 활발하다는 의미다.
8·2 대책 이후 일부 매물이 나오고는 있지만 집값이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과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주택 거래가 냉각기에 접어든 상황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동향지수는 지난달 99.4로 지난 4월(98.8) 이후 다섯달 만에 100 밑으로 내려갔다. 0~200 사이로 산정되는 매매수급동향지수는 100보다 낮을수록 공급이 더 많고 높을수록 수요가 더 많다는 의미다. 즉 8·2 대책 이후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거래는 오히려 더 한산해진 것이다. 수도권의 매매수급동향지수 역시 지난달 98.9로 2015년 2월(98.1)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정부의 규제에 따른 집값 하락으로 ‘깡통전세(주택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을 더한 금액이 주택매매가에 육박해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큰 주택)가 속출하면서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에 나섰던 사람들이 일부 집을 내놓고 있지만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 실제 거래로 잘 이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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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내달 주거복지 로드맵을 내놓고 본격적인 주택시장 안정을 꾀할 방침이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는 새로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도입해 대출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아파트 집단대출에 대한 보증 축소 등 억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주거복지 로드맵에는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세금 감면 혜택 및 건강보험료 할인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전월세시장 안정화 방안 등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다주택자들이 얼마나 움직일 것이냐 하는 점이다.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집을 여러 채 사들인 경우에는 매물이 나올 수 있겠지만 자금력이 충분한 경우에는 큰 동요가 없을 것이란 게 시장의 판단이다. 영원한 정책도 정권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시장 상황이 변하면 규제 정책도 바뀌기 마련이고 이번 정권도 영원하지 않은 만큼 상당수 다주택자들은 버티다 보면 해법이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규제 정책만으로 시장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다만 어느 정도 안정화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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