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나파밸리]①'파리의 심판' 주역도 화염 피하지 못해
스태그스 리프 등 유명 와이너리 산불 피해 입어
미국 캘리포니아의 와인 명소 나파밸리를 덮친 산불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소한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고, 유명 와이너리와 포도밭이 불에 타 지역 경제를 흔드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도 예상된다. 현지에서는 피해 규모가 수일 내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나파밸리 칼리스토가 계곡에서 시작된 이번 산불은 9일 건조한 숲을 지나 인근 와이너리에 옮겨 붙더니 결국 도심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CNN은 산불이 3초에 축구장 하나를 집어삼키는 속도로 진행됐다고 보도했고, 주 당국은 최소 1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1500채의 가옥과 상점이 파괴돼 2만 명의 이재민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는 건조한 10월 캘리포니아의 숲과 초원이 산불을 번지게 했고 시속 130㎞에 달하는 강풍이 피해를 급속도로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나파밸리가 미국 와인을 대표하는 '와인의 메카'로 불렸던 만큼 와이너리들의 피해도 심각하다고 한다. 외신들은 유명 와이너리 시그노렐로 에스테이트가 불에 탔고, 인근의 스태그스 리프 와이너리 건물도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소다 캐니언 로드의 와이너리 주택들도 전소했다.
시그노렐로 에스테이트는 나파밸리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도로인 실버라도 트레일(Silverado Trail) 옆에 위치하는 프리미엄 와이너리다. 실버라도 트레일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스태그스 리프 와이너리와 스태그스 리프 와인 셀러스가 나온다. 여기서 좀 더 올라가면 유명한 실버라도 빈야드가 있다.
특히 스태그스 리프 와인 셀러스의 경우 캘리포니아 와인을 프랑스 보르도 와인에 필적하는 와인으로 재평가 받게 한 1976년 '파리의 심판'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당시 보르도 와인과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캘리포니아 와인이 상위를 휩쓸었고 이를 미국 타임지가 '파리의 심판'이라고 대서특필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때 스태그스 리프 와인 셀러스의 제품이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최고의 레드 와인으로 뽑혔었다.
유명 와이너리들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이번 산불의 경제적 피해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산불로 2360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341억 달러(약 38조원)의 소매 거래가 이뤄지는 캘리포니아의 와인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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