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지난 추석과 같은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친인척이 모였다하면 으레 얘깃거리는 먹고 사는 문제다. 일흔이 넘은 어른들께 "건강은 괜찮으시냐"고 여쭈면 돌아오는 답변은 늙은이들이 아픈게 뭐가 대수냐며 젊은 사람들이 취직해서 결혼하고 잘 사는게 중요하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른들 입장에서야 내 자식, 남의 자식 할 것 없이 제대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지가 걱정이다.


교육수준은 자신들이 살아온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는데도 눈높이를 낮춰야 그나마 직장을 얻는다고 하고, 국가가 나서서 일자리 만들기에 열심이라지만 그래도 부족한게 현실이란걸 어른들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땅의 청년들은 오늘도 꿈을 꾼다. 소득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고,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고, 공공주택이 많이 늘어나 좀더 빨리 내 집을 갖는 꿈을. 직장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청년들은 누구나 이러한 미래를 설계한다. 결코 소박할 수 없는 희망사항이 돼버렸지만 버킷리스트(Bucket list)에 새겨가며 오늘 보다는 내일이 낫기를 바라고 있다.


청년문제를 얘기하는 전문가들은 한국 청년들이 처해있는 빈곤 상황이 단순히 취업을 하지 못해 돈이 없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한다. 청년의 빈곤이 물질적 결핍을 넘어 시간의 결핍, 관계의 결핍, 정보의 결핍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에 더욱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들의 취업 지원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청년이 자신에게 처한 여러 갈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소득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매월 일정 금액의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운동이 대표적이다. 적은 금액이라도 일정하게 지급된다면 심적 안정감을 갖게 되고, 이를 기초로 청년들이 스스로의 삶을 적극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천에서는 현재 노동당 인천시당과 알바노조 인천지부 등이 다음달 인천시의회에 청년기본소득 조례안 청원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 인천시로서는 당장 현실적 문제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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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 단체는 경기도 성남시의 경우처럼 특정 연령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면 인천시 재정 여건에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가령 인천의 24세 청년에게 연간 100만원을 줄 경우 소요되는 예산은 약 427억원인데, 순세계잉여금(예산에서 집행되지 않고 남은 금액)이 1400억원(2016년도 기준) 정도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논리다.


복지수요자들이 어디 청년들 뿐이겠나. 하지만 인천시 청년인구가 13.7%인데 비해 청년관련 예산은 인천시 전체 예산의 0.06%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청년 기본소득을 논의하는 공론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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