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관 귀먹고 뇌 손상…쿠바의 '음파공격' 진실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군이 사용한 공격
쿠바 수도 아바나 주재의 미국 외교관들이 청력을 잃고 뇌가 손상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만 21명에 달한다고 한다. 쿠바의 '음파공격' 때문이라는 주장에 양국 간 교류 단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CBS 방송 인터뷰에서 "아바나 대사관 폐쇄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쿠바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외교관 공격 사태에 대해 극단조인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특정 개인들이 고통 받고 피해를 입고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피해자 일부를 미국으로 데려 왔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 정부는 쿠바 정부가 음파 장비를 동원해 외교관들을 비밀리에 공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쿠바 정부는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해 가을께부터 이어진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FBI)과 외교관 보호국은 합동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미국 외교관과 직원 사택에서 음파무기가 발견됐다고 한다.
음파 공격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군이 압축한 메탄가스를 격발시켜 낸 폭음으로 연합군을 죽이는 데 사용했다. 당초 예상한 것보다 살상효과가 적어 실제 투입되진 않았으나, 폭음이 주는 효과에 주목한 세계 각국은 그동안 비살상 목적으로 음파 무기를 개발해왔다.
현재 음파 무기는 대테러 음파병기 차량 또는 비행기 엔진 장착용 음파 보안 장비를 통한 테러방지 및 대응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특히,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각종 무기가 헐크에게 통하지 않자 군에서 사용한 고음 집중형 음향대포로 순식간에 헐크의 난동을 잠재우는 장면에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격에 미국은 지난 5월 미국 주재 쿠바 외교관 2명을 송환 조치했고 현재 미 의회에서는 아바나 공간 폐쇄 요구가 나오고 있다.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톰 코튼(애리조나) 등 공화당 상원의원 5명은 지난주 틸러슨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이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쿠바 대사를 미국에서 추방하고, 아바나의 미 공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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