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몰래 빌린 택시로 영업하다 사고…회사 책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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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택시 운전기사가 소속 회사 몰래 타인에게 택시를 빌려줬다면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장순욱 부장판사)는 서울의 A택시 회사가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90만의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6월19일 A택시 회사 소속 운전기사 B씨는 오후반으로 택시를 배차 받아 근무하다가 오후 4시30분께 집에 들러 휴식을 취하던 중 볼 일을 보기 위해 택시를 빌려달라는 C씨의 부탁을 받고 택시를 빌려줬다.


C씨는 해당 택시를 이용해 강남에 볼일을 보러 갔다 오는 도중 13.77㎞ 구간에서 손님을 태워 1만3100원을 결제 받는 등 영업행위를 했고, 앞 차량을 충격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이에 구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자가 소속 운수 종사자가 아닌 자에게 운송사업용 자동차를 제공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관련법에 따라 지난해 7월29일 A택시 회사에 90만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했다,


그러나 A택시 회사는 택시를 제공한 것은 원고의 통제·관리를 벗어난 영역에서 발생한 B씨 개인 행위이므로, 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회사가 '직접' 택시를 타인에게 빌려주지 않아도 법령상 책임자로서 위반에 따른 법적 효과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보면서도, 회사에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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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회사는 B씨와의 근로계약 체결 당시뿐 아니라 이후에도 배차 받은 차량을 타인에게 대리해 운전하게 하는 행위가 금지 대상임을 교육해 온 것으로 보이고, B씨의 대여 행위를 회사가 묵시적으로라도 용인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가 이전에 이 사건과 동일한 행위를 한 전력이 있다는 등 회사가 이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할 만한 사정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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