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매운 맛③]없어서 못 판다…"맵게 더 맵게=매출 대박"
불경기·무더위 스트레스 날리려는 소비자 몰려
온라인 식품·편의점 매출 껑충, 간편식·치킨·제과 트렌드도 점령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불경기, 무더위 스트레스 등을 '입에 불 나는' 매운맛으로 푸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관련 제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품·유통업체들은 올 여름 매운 맛을 강조한 제품 제조·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시원한 맥주·청량음료, 이와 함께 즐길 매콤한 음식 수요가 부쩍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가 지난 5월 출시한 '올반 육즙가득 짬뽕군만두'는 하루 평균 2000개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대형마트에선 벌써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올반 육즙가득 짬뽕군만두는 개당 35g에 이르는 왕교자 속에 돼지고기, 주꾸미, 채소와 짬뽕 육즙을 넣은 제품이다. 김건용 신세계푸드 올반LAB 연구원은 "시중의 다양한 만두 가운데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제품은 왜 없을까 생각한 게 개발의 시작점이었다"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매운맛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 속 제대로 된 매운 만두를 내놓으면 성공하리라 확신했다"고 회상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17일 '불닭오징어'와 '불닭아몬드'를 출시해 불닭 시리즈를 늘렸다. 각각 오징어와 아몬드에 불닭볶음면 소스를 입힌 매운 제품이다. 삼양식품이 지난 6월 출시한 '와사마요볶음면'도 인기다. 와사마요볶음면은 알싸한 고추냉이 맛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며 출시 후 40일 간 약 100만개 판매고를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편의점 맥주 구매 고객을 타깃으로 '맥스봉 할라피뇨'를 출시했다. 대상 청정원은 고기 원물을 그대로 살린 육가공 간편식 2종 '순살로 만든 큐브 불족발'과 '순살로 만든 화끈 불오리'를 선보였다.
이 같은 매운 음식 열품은 여름 이전부터 이어져왔다. 과자, 라면 등 매운맛을 앞세운 가공식품과 소스류 뿐 아니라 외식 메뉴도 매운 맛을 강조한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렸다. '불황엔 너도나도 매운 음식을 찾는다'는 속설을 여지없이 입증한 것.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올해 1~5월 전체 매운맛 가공식품 매출 신장률은 45%에 달했다. 매운맛 어묵이 1년 전보다 181% 더 팔려 가장 두드러진 실적 증가세를 나타냈다. 매운 라면(61%), 만두·떡볶이(59%), 과자(43%), 소스(19%), 조미료·양념(15%) 등이 뒤를 이었다. 2014년 31%였던 매운맛 가공식품 판매 증가율은 2015년 6%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51%로 반등했고, 올해도 높은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11번가에서는 1~6월 매운맛 라면과 과자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각각 40%, 30% 넘게 뛰었다.
간편식도 매운맛이 대세다. 편의점 GS25는 1~5월 매운 간편식을 전년 동기 대비 32.7% 많이 팔았다. 같은 기간 CU 자체 브랜드 상품 '자이언트'의 떡볶이·라볶이·빨간순대 매출은 29.5% 증가했다. 홈플러스에선 지난해 8월 출시한 '싱글즈프라이드'(자체 간편식 브랜드) 직화불닭발·불막창이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인터넷상에서 시식 후기가 이어지며 입소문 만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내놓는 즉시 동나는 통에 구하기조차 쉽지 않을 정도다.
매운맛 하면 치킨 역시 빠지지 않는다. 2015년 12월 출시돼 매운맛의 시초가 된 굽네치킨 '볼케이노'는 현재까지 누적 매출이 1700억원에 달한다. 한 마리 가격이 1만7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 반 새 1000만마리가량 팔려나간 셈이다. 제과업계도 한창 열풍이었던 '허니', '단맛' 등에서 벗어나 매운맛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엔 도넛 프랜차이즈 크리스피크림에서 매운맛 도넛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팍팍한 삶에 무더위까지 가세해 매운맛은 더욱 강렬하게 소비자들 욕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매운맛의 핵심 성분인 캡사이신은 뇌신경을 자극해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 전환을 돕고 신진대사도 촉진시킨다. 답답한 마음을 입이 얼얼할 정도의 매운 음식 한 방으로 뻥 뚫어버린다. 기업들은 매운맛의 인기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 개발·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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