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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스크린도어 시(詩)는 싸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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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수준 논란. 이미지 출처 - sbs 방송 캡처

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수준 논란. 이미지 출처 - s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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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다음달 2일까지 지하철역내 승강장안전문(스크린도어)에 게시할 시(詩)를 공모한 가운데 온라인에선 기존 게시작 중 함량 미달 작품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100편의 시를 선정해 오는 10월부터 지하철 안전문에 게시할 예정이다. 심사는 문학평론가, 교수 등 1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맡는다.

문제는 시 중에 대중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거나 비윤리적인 사상을 담은 작품도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복효근 시인의 '목련꽃 브라자'는 성장기 여성의 가슴을 목련꽃에 비유해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전략)우리 선혜 앞가슴에 벙그는/목련송이만 할까/고 가시내/내 볼까봐 기겁을 해도/ 빨랫줄에 널린 니 브라자 보면/ 내 다 알지/목련꽃 두 송이처럼이나/눈부신/하냥 눈부신/저…"라는 내용이다.
원구식 시인의 ''맑'스'는 "칼 막 쓰지 마라…/포도주보다 붉은 혁명의 밤이/촛불처럼 타오른다"라는 과격한 시어를 써 시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이 시는 결국 지난해 스크린도어에서 내려졌다. 서울시도 이같은 논란을 의식해 올해 공모전에는 종교적, 에로스적, 사회비판적인 시나 자살 암시 등 공공장소에 게시하기 곤란한 작품은 심사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스크린도어 시 수준 논란에 네티즌은 "내가 해도 저 정도는 한다"며 각양각색의 패러디시를 쏟아내고 있다. 스크린도어시의 노랫말을 살짝 바꾸거나 기발한 비유를 써서 지하철 이용객의 진상 행태를 꼬집는 시들이 눈길을 끈다. 트위터에 '#스크린도어_시'라는 해시태그(# 부호 뒤에 분류, 검색용 단어를 쓰는 것)를 단 짧은 시들이 보는 이의 배꼽을 잡게 한다.

"문이 열리네요/그대가 들어오죠/내리면 타야지/OO놈아"라는 시는 남성 듀오 유리상자의 노래 '신부에게'를 패러디해 승하차시 무조건 차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이용객을 나무라는 내용이다. 고대가요 '구지가'(龜旨歌)를 패러디해 좌석에서 양다리를 벌리고 앉은 이용객을 비판한 시도 있다. '아재 아재요/ 다리를 오므려라/ 오므리지 않으면 구워먹으리'라는 식이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시가 별문제 없다는 이들도 있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박서연씨(35)는 "평생 일만 하느라 글 한 줄 안읽었던 허리 꼬부라진 할아버지가 허접한 시를 보고 '아… 좋다' 생각할수도 있다"며 섣부른 수준 논란을 경계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008년부터 스크린도어에 시를 싣기 시작했다. 시민과 아마추어 시인의 시를 실은 건 2009년부터다. 일반인들의 호응이 뜨겁자 서울시는 2011년 5월 시범적으로 공모시를 받았으며 2012년부터 본격적인 공모전을 열었다. 현재 약 2000여편의 시가 스크린도어에 실려 있다. 이전에는 선정작품에 5만원 가량의 저작권료를 주었으나 현재는 별도 시상이나 원고료 지급을 하지 않는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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