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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논란’ 정도준 작가 “시기적 선행+출발점 다르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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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큐레이터(왼쪽)와 정도준 작가가 표절 논란을 해명하기 위한 공개토론회에 참석했다.[사진=김세영 기자]

이동국 큐레이터(왼쪽)와 정도준 작가가 표절 논란을 해명하기 위한 공개토론회에 참석했다.[사진=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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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표절시비에 놓인 소헌 정도준(69) 작가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21일 오후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측은 지난달 12일 열린 현대작가 특선 초대전 ‘소헌 정도준 展’(~6월11일까지)과 관련한 표절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은 한 언론매체를 통해 거론된 정도준 작가의 ‘태초로부터(From Origin)’ 시리즈와 ‘천지인(Heaven, Earth, Man)’ 시리즈 표절 시비에 대해 당사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공개토론회 성격의 자리였다. 정도준 작가와 이동국 예술의전당 전시 수석 큐레이터가 자리한 가운데, 김정환 작가, 장세훈 작가, 박영택 평론가(경기대 교수)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건 개요는 초대전에 출품된 정도준의 ‘태초로부터’에 김정환 작가, ‘천지인’ 작품에 장세훈 작가가 각각 표절시비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지난 8일과 13일 각각 박영택 교수의 칼럼과 김정환, 장세훈 작가의 의견이 기사에 게재되면서 사태가 불거졌다.

정도준 작가는 “당초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측이 너무 악의적이고, 인격 살인적이다. 내 모든 것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 같아 자리에 응했다”고 전했다.
정도준 작가가 표절 논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정도준 작가가 표절 논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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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태초로부터’에 대해 김정환 작가는 2014년 시작해 2016년 9월 개인전에서 소개한 ‘묵음(默吟)’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6년 정도준이 내 전시를 다녀간 후 스타일이 전과 확연히 달라졌으며, 작업방식과 기법이 변할 때 선행과정이나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오히려 정도준 작가는 “당시 ‘묵음’ 전시회에 참석한 것은 사실이지만 김 작가의 작품이 2016년 6월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본 작품들과 이미지 유사성이 있어 매우 놀랐다”고 했다. 덧붙여 “설령 우연적인 이미지의 유사성이 보일 수 있어도 ‘태초로부터’는 20여년 전부터 조형의 다양한 변화 과정 중에 나온 자음을 이용한 작품이고, 김정환의 ‘묵음’은 구체적 형태가 없는 전혀 다른 추상 작품”이라고 입장을 피력했다.

정도준 작가의 주장에 따르면 ‘태초로부터’ 최초 작업은 1994, 1995년 국정 서예교과서 표지디자인에도 활용됐으며, 한글을 해체하는 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자음 작품을 연구,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태초로부터’는 “한글 자음이라는 명확한 주제와 형태가 구체적인 구상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2년간 급격히 표현 방식이 변한 점에 대해 정도준 작가는 “오래전부터 구상할지라도 작품화 되는데는 수개월, 수년까지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천지인’에 대해서는 시기적 선행을 앞세워 표절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앞서 장세훈 작가는 2005년 세계전북비엔날레 출품한 자신의 ‘천지인’을 정도준이 베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반박으로 정도준 작가는 “시기적으로 본다면 장세훈의 표절가능성이 의심된다”면서 “2003년 작업한 것을 2004년 1월 도록에 개재 및 배포했으며, 같은 해 2월 슈튜트가르트 린덴박물관에서 작품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정도준 작가가 표절 논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정도준 작가가 표절 논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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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일부 언론 보도는 유감이다. 명예훼손에 관한 행위에는 강력히 대응하고자 한다. 이번 사태로 서예계가 소통을 통해 좀 더 성숙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를 기획한 이동국 큐레이터는 “동시대 작가들의 모든 경향을 파악하는데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설사 발견했다하더라도 근본적인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 비슷할 수 있지만, 순수 추상미술과 문자의 기호성 문제는 완전히 다르다. 서예박물관이 지켜야 하는 서예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표절 시비를 넘어 한국 미술과 서예 사이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도준이 서(書)라면 김정환은 미술이다. 서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하나다. 기호성을 떠나서는 서가 존재할 수 없다. 앞으로 이러한 자리가 현대미술과 서예가 함께 사는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예술의전당 측이 정한 토론회 날짜가 다소 일방적이지 않았느냐는 의문에 대해 이동국 큐레이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사전에도 많은 문의와 항의가 있어 오해를 풀 자리가 필요했다. 시간은 공식적으로 모든 관계자들과 통화해 조율했다”고 전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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